2025.09.12 (금)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마피아는 원래 19세기경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반정부 비밀결사 조직이었다. 그 조직의 일부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이나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에서 범죄조직을 만들었다. 1920년대의 금주법(禁酒法)으로 자금원(資金源)이 생기자 급속히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탈리아에만 노사 코스트라(시칠리아), 카모라(나폴리),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풀리아), 은드랑게타(칼라브리아) 등 4대 마피아조직이 있다. 이들 한 개조직에서 연간 벌어 드리는 돈이 약 78조원에 이른다니 조직의 방대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재원은 매음·도박·마약·사금융 등이지만, 노동조합과 회사도 손을 잡고 보호라는 명목으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자국내에선 이를 ‘컹글로머리트(범죄복합기업)’이라고 부른다.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하는 시칠리아섬의 말에서 비롯됐다. 반정부 비밀 결사조직이었던 만큼 혈연 지연 종교로 단단히 엮인다. 종교와도 같은 ‘오메르타(omerta)’라는 침묵의 계율도 있다. 조직의 비밀을 발설하거나 경찰에 협조해선 안 된다는 규율도 있다.

10년 전 이탈리아 국립 로마대가 개설한 마피아 강좌에 500명의 수강생이 몰려 복도와 계단까지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끈적이 있다. 이 강좌는 마피아의 조직 결성 과정과 어떻게 경제·사회·정치적 요소들과 연계해 초대형 범죄 조직으로 발전하였는지를 다루었다.

수강 동기는 학생들마다 달랐다. ‘마피아를 제대로 알아야 이탈리아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힘들어도 마피아 제거에 일생을 바치고 싶어서’라는 학생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동경해 강의를 신청한 학생은 아주 극소수였다고 한다. 마피아의 병폐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80년대 이탈리아 정부는 수시로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판사 ‘조반니 팔코네’, 검사 ‘파울로 보르셀리노’ 등이 피살된 이후 거의 손을 못 대고 있다. 정권과 마피아가 기묘한 동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권력과 외세(?)는 배격하되 가족과 친구는 설사 잘못해도 지켜야 할 존재로 여기는 마피아의 속성을 그대로 닮은 관피아, 정피아, 경피아, 군피아, 기피아 등등을 지적하고 호통치는 고성이 국감장에 난무하고 있다. 도대체 국가조직내에 얼마나 많은 비정상이 존재하기에 이럴까. 기가 막힐 뿐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