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의 연중기획 시리즈인 ‘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3일자엔 안산 ‘빵집아저씨들 협동조합’(이하 빵집조합)이 소개됐다.
빵집아저씨들 협동조합은 지역 봉사 활동을 함께하던 영세 제과점 제빵인 7명이 모여 지난해 12월 결성했다. 이 조합은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생긴 제빵업자들의 협동조합이다. 빵집조합은 골목까지 밀려 든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빵집에 맞서기 위한 자구책이다. 대형 쇼핑몰이나 골목까지 파고 들고 있는 대기업의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영세 상인들을 고사시키고 있다. 서민들이 운영하던 동네빵집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금융위기 당시부터 크게 증가한 프랜차이즈 빵집은 전국 곳곳에 들어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이들 프랜차이즈 빵집 가맹점이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해 서민들의 동네 빵집은 붕괴된다.
한 통계에 의하면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지난 2009~2011년 1천230개 증가했지만 동네빵집은 2008년 한 해에만 3천개 넘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안산시도 지난 2009년 180여개였던 동네빵집이 불과 5년 만에 3분의 2가량이 문을 닫아 이제는 78곳만 남아 있단다. 살아남은 동네 빵집들이 그동안 겪었을 시련이 어땠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그 5년간에 걸친 대기업 프랜차이즈와의 가혹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동네빵집 주인들이 자구책으로 빵집조합을 만든 것이다. 다행히 1년도 채 안된 조합이지만 뭉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흐뭇한 소식이다. 동네빵집 주인들은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이들이 뭉치면서 혼자서는 만들 수 없었던 다양한 효능과 입맛의 제품들을 공동으로 제조하는 등 경쟁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빵집조합은 젊은이들 입맛에 맞는 마카롱과 유기농 우리 밀, 천연 효모 등 웰빙 메뉴까지 40여종의 제품을 출시해 공세적이던 프랜차이즈를 역공하고 있다.
빵집조합의 간판 메뉴인 수제 마카롱은 프랑스 고급과자로 하루 1천개가 제조돼 조합소속 7개 빵집에 공급하고 있는데 10%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납품 주문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동네빵집도 뭉치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기철 이사장과 회원업소들의 소망이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공세에 서민들의 골목상권이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안산 ‘빵집아저씨들 협동조합’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그렇다. 뭉치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