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pple)이 운영하는 ‘엔드투엔드’ 방식은 ‘애플 생태계’라는 말까지 낳을 정도로 경영의 독특함을 갖추고 있다. ‘애플 생태계’란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하드웨어와 이를 작동시키는 운영체제(iOS), 보고 즐기는 콘텐츠, 기기를 사고파는 오프라인 매장(애플 스토어)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거래하는 앱스토어를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애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런 생태계 전체를 갖고 있다. 다시말해 기기를 만들어 애플 스토어에서 팔고, 아이튠즈에서는 음악을, 앱스토어에서는 앱을 판매한다. 애플의 시장 장악력은 이렇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데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를 운영의 엔드 투 엔드 방식이라 부른다.
애플과 전혀 반대 방식의 운영으로 세계적 가구기업이 된 회사가 이케아(IKEA)다. 사람들은 완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물건을 조립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모험심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는 심리를 최대한 활용, 기업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가구의 DIY전략이다. DIY는 1945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확산되었는데, 1950년대 들어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도 자신의 집 안팎을 공사할 수 있게 되면서 ‘Do it yourself’라는 문구가 생겨났고 가구를 스스로 조립하고 만든다는 뜻으로 굳어졌다.
초창기 이케아 가구를 조립하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고 한다. 사람에 따라 며칠이 걸리기도 했으나 이런 과정에서 자신의 노동력이 투입돼 무언가를생산하게 되면 자신의 자긍심과 역량이 커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소위 ‘이케아효과’가 소비자에 어필, 회사를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이케아는 1943년 유통업으로 창업해 1948년부터 가구를 취급하고 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세계 43개국에 33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종업원은 15만 4천명이고 다루는 제품은 무려 1만 점이다. 1958년 300만 유로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2년 275억 유로(약 41조 원)를 기록함으로써 54년 만에 1만배로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매일 150만명, 연간 5억 8천 명이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런 공룡기업이 국내 최초로 오는 12월 경기도 광명에 문을 연다고 해서 가구업계가 비상이다. 아울러 충돌과 경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궁금하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