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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未知生焉知死(미지생언지사)

아직 삶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리요

 

공자의 제자 子路(자로)가 공자에게 귀신 섬기는 것과 죽음에 대해 묻자 공자는 ‘능히 사람을 섬기는 일도 못하면서(未能事人) 어찌 능히 신을 섬길 수 있으며, 또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어찌 죽음을 알리요’ 하며 논리에 벗어나지 않게 겸손하게 말해주었다. 서양의 한 철학자는 ‘죽음이 두려워서 종교를 만들고 삶이 두려워서 사회를 만들었다고 했다’. 죽고 나서 좋은 곳에 가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은 우리 인간이 바라는 소망이다. 하지만 죽고 나서 아무리 좋은 곳에 간다 한들 살아서 작은 행복이라도 누리는게 낫다고 본다. 속담에도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했다. 죽고 나서 진수성찬을 차려 놓고 제사를 때맞춰 지낸다 한들 생전에 술 한잔 더 올리는 것이 훨씬 낫다는 선현들의 말씀도 있다. 그러니 인간의 행복이란 바로 살아 있는 것이며, 살아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공자의 말처럼 그리 궁금할 것도 없다. 숨 쉬는 날까지 인간답게 살고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죽음 이후를 고민하지 말라는 것이다. 종교에 따라 죽음 이후의 세계를 주장하는 하는 곳도 있고, 죽음 이후가 아닌 생전만을 존재시한 종교도 있으니 삶과 죽음이란 인간에게 있어 매우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살아있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진정 알지 못한다면 죽음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치있는 삶을 우리는 살아야 할 의무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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