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2일에는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이 있었다. 특히 금년에는 청와대의 공문서 유출 사건으로 더욱 신경이 예민한 기자회견이었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수석 보좌관들의 인사에 관심을 모았다. 야당에서는 비서실장을 비롯한 소위 문고리 삼인방의 경질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기자회견 후 언론에서는 많은 평론이 있었고, 여론조사도 해 본 모양이다. 여론은 기자회견을 잘못했다는 사람이 더 많았고, 지지도는 35%로 역대 최하위의 수치로 추락하였다. 물론 지지도가 정책을 결정하고 통치를 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민주사회는 여론사회이다. 국민의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여론 때문이다.
대통령은 유권자의 53% 투표로 당선이 되었다. 그렇다면 47%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 달라는 것이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들이며,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오고, 대통령도 국민들이 선택을 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은 수석보좌관들의 교체는 없다고 단호한 내용으로 말했다. 이유는 검찰에서 샅샅이 조사를 해본 결과 잘못한 범죄의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죄가 없는 데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가 있는가? 당연하고도 맞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보는 연두 기자회견에서 문서 유출의 사건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생각은 참모의 잘못을 캐내는 검찰과 그 죄목을 판단하는 판사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대통령은 죄의 유무를 판단하는 판·검사가 아니라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이다. 즉 문제발단의 규명보다는 업무의 전문성과 추진력, 통솔력 그리고 문제의 해결력과 조직의 장악력을 보면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각에서 접근을 해야할 것으로 사료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모든 것이 사람에 의해서 문제가 이루어지고 해결된다. 국정운영은 통치라는 차원에서 정책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능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부서 간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게 되면 마찰음이 생긴다. 마찰음은 듣기가 싫은 아름답지 못한 소리이다. 국민들은 이 소리가 듣기 싫은 것이다.
현 정부의 인사에는 어딘가 모르게 문제가 있는 듯하다. 정부의 조각 구성에서부터 두 차례에 걸친 총리의 낙마와 장관의 인사 청문회, 대통령이 해외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와중에도 대변인은 술에 취하고 여자에 반해서 추태를 부리고 있는 모습은 국가의 망신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인사는 보은이 아니고 내편 네편이 없어야 한다. 능력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고, 국정을 바라보는 눈은 국제적인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참모와 장관들의 국정운영 마인드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기에, 능력과 인격과 덕망을 겸비한 훌륭한 인물이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로서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론이 이쯤 되면 자신들도 판단은 하고 있을 것이다. 집권 3년차에는 능률을 내야 하는 시기이다. 언제까지 인사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 할 것인가? 한 사람 외골수의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도 접해 볼 필요가 있다. 기자회견의 국민 여론으로 볼 때에 인사의 명분은 충분하다고 사료된다. 변화와 개혁은 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운영의 주체인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