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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두고 어른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자녀, 손자, 조카 등에게 세뱃돈 줄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편으론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설이 기다려지지 않는다’고 응답한 30대 직장인의 절반이 세뱃돈, 부모님 용돈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니 고민의 깊이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세뱃돈의 역사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민속학자들은 19세기 조선의 풍습을 망라한 ‘동국세시기’에도 세뱃돈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역사도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본다. ‘동국세시기’에는 조선시대 세뱃돈 대신 떡이나 과일 등을 내줬다는 기록이 있다. 미루어 우리의 세뱃돈 풍습은 20세기 들어 중국이나 일본에서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인들은 송나라 때부터 설날 아침 세배하는 아이들에게 새 돈을 붉은 색 봉투인 ‘훙바오(紅包)’에 넣어 덕담과 함께 건넸다. 이를 압세전(壓歲錢)이라 했는데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이라는 뜻이다. 지폐가 나오기 전에는 붉은 끈에 동전을 꿰어서 줬다. 일본 세뱃돈 풍습은 에도시대(17~19세기) 도시중심으로 유행하다가 전국적으로 퍼진 것은 1960년대 이후라고 한다. 새해를 상징하는 연이나 매화가 그려진 봉투에 돈을 넣어 주었다.

우리의 초기 세뱃돈은 복주머니에 돈을 넣어 재복이 깃들라는 의미로 주었다. 그 후로 봉투에 넣는 풍습으로 바뀌었고 세뱃돈을 줄 때 봉투에 ‘책값’, ‘붓값’이라고 그 용도를 지정해 주기도 했다. 지금은 세태가 변해 현금 대신 다양한 유가증권으로도 세뱃돈을 준다고 한다. 문화상품권은 이미 고전이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상품권, 온라인 교육사이트 수강권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부유층의 사례이긴 하지만 예금이나 펀드에 가입했다가 설날 아침 자녀들에게 건네는가 하면, 은행에서 내놓은 달러화·유로화 등 외화(外貨)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주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새해 덕담을 새긴 ‘골드 바 기프트 카드’도 대신 준다고 하니 서민들로선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세뱃돈 하면 뭐니 뭐니 해도 현금이 최고인 모양이다. 각 은행이 어제(12일)부터 세뱃돈으로 쓰일 신권을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배부하기 시작했는데 신권이 부족, 창구마다 북새통이라고 한다. 세뱃돈 때문에 받는 어른들의 스트레스 참 가지가지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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