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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채동욱과 이완구, 야당의 이중잣대

 

2013년 4월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치러진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여러 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례적으로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인 재산, 병역, 가족 등 개인비리 의혹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사라지고, 정책검증에 집중한 것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파면 팔수록 미담만 나온다’고 하며 이례적으로 채동욱 후보자에게 ‘파도남’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하지만 채총장은 임기중 혼외아들 문제로 낙마했다. 채총장청문회 당시 관대(?)했던 그런 야당이 이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에선 가족들의 개인적인 치부까지 거론하며 그야말로 먼지 털듯이 검증에 검증을 더 했다. 심지어 이 후보자의 며느리 영국국적 의혹까지 제기하고, 핵심 증인을 해외도피 시켰다는 언론플레이도 벌였다. 둘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이 후보자는 이미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완구 후보자 청문회가 열기도 전에 지난달 26일 ‘호남총리’를 거론하며 충청 출신의 이완구 후보자를 완곡하게 반대했다. 충청도 민심이 심상치 않자 다음날 말을 바꾸긴 했지만, ‘언론 외압’ 논란을 언급하며,국회동과 거부를 암시했다.

그런 야당의 문재인 대표는 이 후보자 인준 문제에 대해 여야가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청와대와 여당에 전격 제안했다. 문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그리고 “오는 6일로 본회의가 연기된 것은 이 후보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준 것으로 국민과 대통령에게 누를 덜 끼치는 길을 찾기 바란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한발 더 나갔다.

박근혜 정부에서 낙마한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 고향이 경상도(안대희)와 충청도(문창극)이었고, 세 번째 주자인 이완구 후보자 고향이 충청도이다. 보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는 진짜 이유가 문재인 대표가 언급한 ‘호남총리’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충청도 누리꾼들은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충청도는 원래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이었다.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도에서 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불과 62만8천731표만을 얻었다. 하지만 1997년 역사적인 DJP연합으로 충청도의 민심은 크게 바뀌었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지난 선거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108만6천252표를 충청도에서 얻었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충청도 120만9천200표를 휩쓸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후보등록 후 첫날인 2012년 11월 26일 첫 방문지를 충청도로 정했다. 문 대표는 “충청지역은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균형발전의 상징이 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가 비록 낙선은 했지만 충청도에서 야당 사상 최다인 137만5천634표를 얻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정확히 2년 2개월이 지난 2015년 1월26일 ‘호남총리’를 언급해 충청도민의 가슴에 못질을 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에 대한 충청 지역 지지율이 지난 10일 35.8%에서 12일 28.7%로 무려 7.1%p가 떨어졌다.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 파동과 문재인 대표의 ‘호남총리’ 발언을 통해서 충청도는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낄 수가 있었다. 더욱이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의 “충청도에서 후보가 나왔는데 호남분이 이렇게 계속 하잖아요”란 답변에 대해서 새정치민주연합 한 의원은 “참 형편없는…”이란 말을 했다.

충청도라는 존재가 그저 ‘아낌없이 표만 주는 존재’로 정치인들에게 각인되어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선거라는 사냥이 끝나면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하는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충청도 스스로의 힘을 키워야 한다. ‘멍청도’, ‘핫바지’ 소리가 이제 지겹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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