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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증세와 복지구조조정의 갈림길에서

 

을미년 새해 벽두부터 봉급생활자들의 연말정산의 축소된 세금환급 과정에서 복지 증세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왔다. 최근까지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를 외면’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이에 여당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을 통해 중복과 비효율을 없앤 후 이 결과를 토대로 더 나은 대인 없을 때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논쟁과는 별개로 복지 관련 전문가들은 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율은 한국사회의 위험수준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며,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또한 OECD 국가 평균인 21.6%의 절반 수준인 10.4%임으로 ‘현재수준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선 증세든 조세개혁이든 재정확보를 위한 변화가 불가피’함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증세이든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이든 복지재정 확보에 관한 논쟁에는 끝이 없을 듯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논쟁에서 ‘지방’은 없다는 점이다. 복지현장은 지방이고 실제 서비스는 지역에서 이루어지는데 말이다. 더욱이 지방정부 복지지출의 90%가 의무지출인 국고보조사업임으로 결국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복지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중 40%정도가 사회보험 예산이며 취약계층지원과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전체 복지예산의 10% 수준에 불과함을 감안한다면 지방정부는 지역의 복지욕구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는 재원적 한계를 갖고 있어 결국 사각지대 발생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세상에 경종을 울려 주었던 송파 세모녀의 자살사건은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화되어 지역특성에 맞는 복지제도를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해야 하는 필요성을 극명히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복지를 위한 재원확보와 자원배분의 측면에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규정이 우선 필요하다.

복지재원 확보측면에서 국세와 지방세 배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지방세로 정하는 세목이 많을수록 세수의 지역 간 격차 때문에 지방재정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세와 지방세의 항목조정을 통한 방법보다는 복지사업 중 파급효과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되어야 할 복지사업은 국세에 해당하는 소득이나 소비 관련 세목을 재원으로 하여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실적이다.

또한 파급효과가 제한적인 지역 복지사업라고 해도 지역 각 격차 발생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중앙정부가 공급하는 것이 낫다. 즉, 기초연금, 보육료지원 등 전국적으로 통일이 필요한 예산은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하고 지방정부는 지역특성에 맡는 복지제도를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전달자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는 지방에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예산과 인력 활용에 탄력성과 자율성을 부여받아 진정한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또한 17개 중앙부처에 292개의 복지사업이 운영되고 있으나 부처간 칸막이가 되어 있어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되지 못하고 매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지방이 효율적으로 통합 또는 융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지방에 자율권이 부여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각 복지사업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어 지역 수요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증세에 관한 논쟁 소득재분배와 조세형평성에 밀접한 문제임으로 국가 단위에서 이루어져 세출구조조정이 되어야 할 것이며, 복지구조조정은 지방에서 담당하여 지역사회의 욕구에 맡는 효율적 자원배분구조를 적립하도록 역할분담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연말정산 세금환급금 문제로 촉발된 증세문제가 복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정치적인 논쟁을 넘어 복지의 실제에 접근하여 중앙과 지방의 역할이 적절이 규정되는 한국형 복지의 틀을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중심의 사고에서 현장중심으로, 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모든 체계를 전환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함께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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