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개항기부터 우리나라와 세계를 연결하는 관문이었다. 지금은 동북아 물류와 국제 비즈니스의 중심지다. 특히 위치적으로 중국과 아주 가까운 지역으로서 화교들이 많고 차이나타운까지 들어서 있을 정도다. 인천시와 가장 가까운 외국인 중국, 그 중에서도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는 지척거리다. 과장된 이야기지만 웨이하이시 석도(石島)에서 닭 우는 소리가 한국에서 들린다고 할 정도다. 한국에서 가는 저렴한 배편과 항공편도 많다. 인천항과 평택항, 군산항에서 매일 여객선과 화물선이 들락거리며 인천공항에서도 비행기가 자주 다닌다.
웨이하이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농담으로 ‘인천시 위해구’라고 할 정도로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으며 한국인 관광객도 많다. 현재 위해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2만5천여 명 정도인데 주로 기업체 주재원이나 자영업자, 자녀유학 때문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다. 예전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교민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인회와 한국상회가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 관광객도 많고 한국 간판을 단 상점도 즐비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한국 식당, 한국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도처에 보인다. 위해 시내 경제의 약 70% 정도가 한국과 연관됐다는 말도 있다. 게다가 장보고 유적지인 적산 법화원도 이곳에 있어 어쩐지 친근한 느낌도 준다.
인천과 위해는 그동안 꾸준한 교류를 이어왔는데 지난 22일엔 두 도시가 한·중 FTA 지방경제협력 관련 합의서를 체결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장후이(張惠) 웨이하이시장은 이날 관광, 서비스, 무역, 전자상거래, 투자 등 14개 분야 40개 프로젝트에 대한 ‘인천-웨이하이시 지방경제협력 강화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들 두 도시는 지난 2월부터 4차례에 걸쳐 두 지역을 오가며 지방경제협력 협의를 해온 바 있다.
이번 합의의 의의 중 하나는 한·중 FTA 체결 후 지방협력시대를 열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중 지자체간의 지방협력 교류는 더욱 활발해 질 것이다. 인천시가 첫 단추를 잘 끼워주길 바란다. 유 시장도 “인천시는 한·중 간 지방경제 협력 선도모델을 만들어 각 지역으로 확산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엔 중국과의 무역, 투자 등에 관심 있는 기업과 시민들도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앞으로 두 도시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장점을 살린 교류가 성공적으로 진행, 타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