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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혹시 운전 중은 아니세요?’

 박인규

인천남동경찰서

경무계·경사
▲ 박인규 인천남동경찰서 경무계·경사

 

‘경찰관’이라는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참으로 행복한 놈이다. 출근하면서 오늘은 또 언제 어떤 신고가 들어올지 긴장하면서도 봉사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사람이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나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소지하고 있는 휴대전화! 특히 근무 날이건 휴식을 취하는 날이건 간에 항상 통신 축 선상(?)에서 생활해야 하는 우리 경찰관으로선 더없이 중요한 생활의 필수용품이지만 가끔은 꺼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얄미운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관내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으로 급하게 현장에 출동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 두 대, 내 것 한 대, 무전기 송수신기까지… 일촉즉발의 순간임에도 비집고 들어와 계속해서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리, 한 지인의 상담 전화였다. ‘지금은 상황이 급하니 죄송합니다. 나중에 제가 연락을 드리겠습니다’해도 계속해서 전화기를 놓지 않는 그분의 입장과 평소 그분과의 입장을 생각하면 단번에 전화를 끊어버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붐비는 좁은 도로에서 한 손에는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엔 휴대전화기를 바꿔가면서 두 눈은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를 왔다 갔다, 학수고대 기다리는 피해자를 생각하며 단 1초라도 현장에 빨리 도착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해야했다. 다행히 접촉사고 없이 아슬아슬하게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제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휴대전화기! 운전 중 휴대전화 사고가 급증하는 요즈음 급한 마음에 휴대전화로 전화하시는 분들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전화했을 때 한번쯤은 “통화 가능하세요? 혹시 운전 중은 아니십니까?”라고 물어주는 작은 마음의 배려를 보여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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