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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博士)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인 노와 송나라에선 전문 학자 및 기술자에게 주던 벼슬 중 하나였다. 조정의 관직이었던 셈이다. 그 후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학식이 높고 고금의 사적에 두루 능통한 인물 72명을 뽑아 박사로 임명하고 국정의 고문으로 삼기도 했다. 박사가 교육을 담당하는 관리로 처음 임명된 것은 한나라 때다. 한무제가 유학을 국교로 선포하고 국립대학인 태학(太學)을 세운 뒤 박사제자원(博士第子員)을 설치한 후 오경박사(五經博士)를 비롯 박사 50여 명에게 교육을 담당하게 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자로서 박사들의 왕성한 활동이 이루어진 시대는 신라 신문왕 때다. 서기 682년에 국립대학인 국학(國學)을 설치했는데, 여기에는 오늘날의 교수에 해당하는 박사와 조교를 두어 각종 유학경전과 문학·역사를 가르치게 해서다. 전공도 계산법을 가르치는 산학박사(算學博士)도 있었고 누각박사(漏刻博士), 의학박사(醫學博士), 천문박사(天文博士), 율령박사(律令博士), 통문박사(通文博士) 등 다양했다. 박사가 ‘넓게 아는 선비’라는 뜻을 가진 것도 이 같은 이유가 한몫하고 있다.

현대에 와선 대학에서 수여하는 가장 높은 학위 또는 그 학위를 딴 사람이 박사다. 국내 박사 1호는 현상윤 전 고려대 초대 총장이다. 학자이자 문학가로 활약한 현 총장은 한국사상사를 집대성해 6·25전쟁 중이던 1953년 대구의 임시교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본인은 전쟁초기 납북돼 정작 학위 수여식에 참석을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외국에서 취득한 박사학위 1호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다. 1910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성 박사 1호는 김활란 전 이화여대 총장으로, 1931년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역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집안에서 박사 한 명만 나와도 가문의 영광이요, 출세의 보증수표라던 시절도 있었다. 그 만큼 박사 되기가 어렵고 힘들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요즘 박사가 넘쳐난다. 연간 무려 1만 명 넘게 배출되고 있어서다. 그야말로 희소가치 떨어진 박사 전성시대나 다름없다. 따라서 갈 곳이 없는 많은 박사가 백수 신세라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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