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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학점, 스펙 안 보는 ‘열린 채용’ 확산돼야

2학기 개강이 시작되자마자 기업들의 채용시즌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롯데그룹이 처음으로 지난 3일부터 신입사원 입사지원서 접수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삼성그룹도 7일부터 원서를 받는다. 다른 대기업과 공공기관들도 채용일정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삼성이 우선 지원자격을 학점 3.0 이상으로 제한하던 것을 이번 하반기 채용부터 철폐했다. 20년만에 처음이다. 따라서 성적이 모자라 포기해야 했던 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평균 학점 3.0이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0점이다. 교육부의 권고대로라면 대학졸업자의 50%는 학점제한으로 대기업에 입사지원서조차 내지 못한다. A학점(90점) 이상은 수강생의 20%, B(80점) 이상은 30%밖에 줄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 및 기말시험이 쉬워 90점 이상의 좋은 성적이 나왔어도 이같은 상대평가 방식에 의해 C학점(70점)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교수들이 자의적으로 점수를 올리고, 내려 성적산출비율을 맞춰야 하는 어처군없는 일이 매 학기마다 벌어진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학점산출기준 준수여부는 대학평가의 한 항목이기에 대학 측이 지키지 않을 수도 없다.

대학을 똑같이 졸업하고서도 평균 B학점이 안 된다고 해서 기업에 원서마저 낼 수 없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재수강이나 학점 포기, 졸업 유예 등을 통해 성적을 높이는 이른 바 ‘학점 세탁’ 등이 편법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성적이 A로 뛰어난데도 A+를 받기 위해 다시 수업을 듣는 사례마저 나타났다. 내부용과 다르게 제출용 성적증명서를 따로 발급해준 대학도 있었다. 결국 기업과 대학원 등에서 대학 성적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른바 ‘학점 인플레’로 아예 대학의 성적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수 년 전부터 신입사원 채용에서 스펙을 보지 않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입사지원서에 외국어 성적, 해외 경험, 수상 경력, 업무 경험 등을 기재하는 난을 없애고 있다.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으로 인해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이제 인성과 적성, 그리고 직무능력평가를 통한 채용제도가 확산돼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성적을 둘러싼 대학과 교수들의 고민이 줄어들뿐더러 스펙쌓기 부작용이 최소화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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