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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은학회’ 창립, 문화도시 표방하는 계기로

지난 11일 수원에서 ‘고은학회’가 창립됐다. ‘고은 문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인문학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문화가 깃든 수원으로서는 문화도시로 향하는 큰 걸음이 될 수도 있다.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현대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시대의 지성이자, 현란한 삶의 이력을 소유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해마다 오를 만큼 현대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로 우뚝 선 그다. 수원이 그리워 광교산에 정착해 연작 시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문학 50여년이 수원에서 지속되고 뿌리를 이어간다는 것은 수원의 자랑이며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열린 인문학 심포지엄에서는 고은 시인에 대해 체계적인 학문의 관점에서 기존 논의를 축적하면서 고은 문학에 대한 보다 미래지향적인 평가의 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회는 특히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고은 시인의 묻혀 있는 작품과 기초자료들을 모으는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고은 문학을 더 깊이 연구하고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도 노력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은 시인은 문화는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기본행위라고 늘 강조해왔다. 그는 문화수도운동에 참여하면서 오랜 기간 중앙집권체제의 서울 일원론을 극복함으로써 거기서 살아나는 문화의 보편성과 그 특색의 신장이 각 지방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같은 차원에서 그가 수원에 정착하고 문화에 있어서도 지자체나 지역주민의 창의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날 고은 시인은 인사말에서 “냇가의 돌멩이가 되어 물에 씻기고 또 씻기겠다”며 문학에 대한 의지를 새삼 다진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수원시민들을 위해 재능 기부도 한다. 수원시내 버스정류장 곳곳에서는 그의 시를 볼 수 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3월 열린 ‘수원 그날의 함성’에서 주제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전북 옥구에서 태어나 소년기를 일제치하에서 보낸 그는 광복과 전쟁을 목도했다. 유신시대라는 격동기 속에서도 잘못된 현실에 저항하기도 했다. 80이 훨씬 넘은 근대사의 산 증인이다. 격동의 역사를 이겨내면서 담아낸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은 우리의 아픔이요, 철학이었다. 1980년 옥중에서 집필하기 시작한 ‘만인보’는 스웨덴 중고교 외국문학 교재로 채택되기도 했다. 이제 고은 문학관 건립 등 그를 위한 예우를 진행해야 한다. 고향을 떠나 수원 광교산 자락에 정착한 그를 위해 수원시와 시민들이 앞으로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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