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수도원에서는 한 가지 구호가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구호이다. 금식할 때에 기운이 없다고 눕게 되면 몸은 점점 가라앉아진다. 금식할수록 열심히 걸어야 한다. 두레수도원에서는 10일간 금식기간 중에 날마다 7km 산길을 걷는다. 두레수도원에는 7km 둘레길이 있다. 금식행사에 참가자들이 이 길을 날마다 함께 걷는다. 물론 나도 함께 걷는다. 오늘은 영하 20도에 가까운 추위였다. 거기에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쌓여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열심히 걸었다. 눈을 맞으면서도 걷는다. 눈 오는 날에 눈을 맞으며 눈길을 걷는 기분은 일품이다. 아이젠을 착용한 등산화에 눈이 밟히는 소리가 뽀드득 뽀드득 소리 난다. 그 소리를 즐기며 걷는다. 일반적으로 기도원이나 요가원이나 건강금식원 같은 곳에서는 금식기간 중에 기운 없다고 자주 눕거나 움직이지 아니하고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레수도원에서는 발상이 역발상이다. 금식할수록 오히려 산길을 열심히 걷고 하루에 몇 차례씩 건강체조를 한다.
우리가 하는 체조를 천조운동(天助運動)이라 부른다. 천조운동은 호주에서 활약하고 있는 크리스천 무술가 곽진호(郭珍浩) 이 창안한 무술체조이다. 나는 74년과 75년 옥중에 있을 때에 요가선생을 만나 요가수련을 한 적이 있다. 고문으로 많이 망가진 몸이 요가수련으로 크게 회복되었다. 그래서 옥중에 머무는 동안 요가수행을 열심히 하였다. 그런데 요가를 깊이 들어가 보니 그 영적, 정신적 배경이 힌두교, 불교가 뿌리였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좀 더 성경적인, 기독교적인 전통에 뿌리를 둔 심신수련법이 없을까 여러 해 고심하던 중에 호주의 곽진호 사범을 만나 천조수련법을 배우게 되었다. 천조운동은 깊이 실천할수록 기도생활로 문이 열리게 되고 건전한 영적묵상에의 길이 열리게 된다. 그래서 두레수도원에서는 둘레길 걷기와 천조수련운동을 몸수련의 기본으로 삼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