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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은 문학관, 논란의 중심에 서다

 

전국에 산재(散在)한 문학관은 줄잡아 46곳이란다. 오산 홍사용, 안성 ‘박두진·조병화’ 문학관이 있고, 양평에 ‘황순원 문학관’이 있다. 수원은 ‘문학인의 집’이 생겼지만 그밖에 도시들은 예술회관이나 문화원에 만족하고 있다. 광명엔 최근에 기형도 문학관을 추진 중이다. 작가의 육필 원고를 전시하고 문인과 주민의 창작 공간이다.

각설하고, 수원시가 고은 문학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역문인들과 협의해 수원문학을 대표해서 박병두 회장이 건립의 부당성과 반대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도 했다. 문제의 광교산은 등산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길 아닌 길’이다. 난립한 여러 문인 단체들의 자화상처럼 보인다. 고은 시인은 ‘화살’에서 ‘온 몸으로 가서 돌아오지 말자,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고 노래했다. 독재에 항거하는 시가 어찌 보면 화살촉은 고향에 박혔는데, 화살대만 타 지역으로 돌아온 형국이 되었다. 필자는 지금 한 사람의 연고지와 독자성, 향토애, 뿌리, localism(지방색)에 말하고 있다. 영화 히말라야가 ‘인간애’가 있다면 문학관은 ‘향토애’가 있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주민등록을 했다고 해서 단번에 수원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서재가 집에 있다. 그것은 그대로 한 개인의 조그만 문학관이 아닐까 싶다. 관리가 어려우면 그 지역 동네 마을문고 혹은 도서관 2층에 기증하고 이름을 올려도 된다. 자신의 육필원고나 저서도 비치하고 향토 문인의 반열에 으르면 그만이다. 쓸 데 없는 것이 쓸모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누구나 유명작가의 꿈을 꾸지만, 누군가의 꿈속의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기왕에 말이 나왔으니 이런 제안도 해 본다. 일례로, 수원의 본토 거물(巨物)들이신 ‘윤수천 아동 문학관, 유선 시조 원류의 집, 임병호 술詩 박물관, 밝덩굴 한글사랑 수필관, 최동호 남문언덕 시사랑 갤러리’ 등등 특징 있고 개성 있는 지역문인들의 문학 명소 말이다. 지역 명소화가 되면 지역경제 활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통합의 시대고, 개인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2000년대 이후 쇄도하는 작가 군을 연대기 순으로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 특정한 개인 문학관도 좋지만, 그 지역 이름을 딴 문학관을 세워서 지역 활동 문인 중심의 자료를 수집하고 총망라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수상한 ‘손님’이나 낯선 ‘방문객’보다는 오히려 한 동네 오래 살면서 담 구멍 친구도 할 수 있는 그런 인간적인 면모의 문학관을 희망한다.

고은문학관! 시민들의 혈세로 파장이 크다. 어찌 보면 유용한 것들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무용한 것들의 공동체가 지역 문학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저들이 추구하는 문학관이 대의명분을 떠나 알게 모르게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택은 하나다. 머리에 화관(花冠)을 쓸 정도의 명품 시나 작품을 쓰던가 아니면, 사도(思悼)처럼 뒤주와 같은 문학관(棺) 속에 갇혀 또 다른 고뇌를 맞이하던가. 지역문학관 논쟁은 지금 사드(THAAD)와 같은 종말단계 초고도 지역방어 체계로 치닫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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