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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119구급대원 때리지 마세요

 

대학에서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2년 넘게 경력을 쌓아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해 꿈에도 그리던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한지 어느덧 11년이 됐다.

그동안 수많은 구급출동 현장의 처참한 광경에서 피와 살점을 보면서도 무서움을 느낀 적 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귀중한 생명을 살리고자 나의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며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들어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119구급대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이다. 비록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폭행이나 폭언을 당할 때면 나의 직업에 대한 자괴감과 공포감이 든다.

구급현장에서 듣는 폭언과 폭력은 나의 숭고한 직업 의지를 약하게 하고, 119구급대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폭력과 폭언이 쌓이고 쌓여 나에게 외상성 스트레스라는 상처를 남겨 주었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감내하기 어려운 요인이 되고 있다.

119구급대는 불의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을 예방 또는 감소시키고, 현장에서의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 빠른 이송을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구급대의 업무상 피로도에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행이 더해지면서 119구급대원들은 이제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변까지 보호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구급활동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구급차에 액션캠 보급 및 내부에 CCTV를 설치해 증거를 확보하고 특별사법경찰관을 소방서별로 배치해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구급대원 폭행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구급차는 개인 편의나 주취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응급환자만 이용하는 것’이라는 의식의 우리 모두에게 각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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