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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대통령직 수행의 성공조건

월요논단(미국의 예를 중심으로)

 

대통령의 역할은 헌법상으로 보장된 것은 물론 헌법외적인 것을 포함하여 다양하다. ‘막스 베버’가 지적한 바와 같이, 대통령의 통상적인 자질로는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통찰력 및 결단력 등을 들고 있지만, 그 외에도 정직성과 성실성·통합관리능력·평형감각·설득력 및 건강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일반적인 자질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드라도 그것만으로 곧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무리 대통령으로서의 훌륭한 자질을 갖추었다 하드라도 대통령의 개성과 시대적인 요청이 상응하지 않을 때에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업적과 시대적인 평가에 대한 미국의 경우를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쟁 수습기에 들어섰던 1950년대에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전쟁복구를 위한 차분한 서비스가 필요했음으로 사무원 형(事務員 型)의 대통령이 요청되고 있었는데, 여기에 부응한 대통령이 바로 ‘아이젠하워’였다. 아이젠하워는 대통령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었음에도 그가 개성 있는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의 업적이 바로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에 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소간에 쿠바에 미사일배치를 둘러싸고 대립이 극한에 달하고 있었던 1960년대에는 소위 승부사 형(勝負師 型)의 결단력을 가진 대통령이 요청되고 있었는데, 여기에 부응한 것이 바로 케네디 대통령이다. 그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결단으로 소련의 쿠바 미사일배치를 단호하게 차단한 것이 세기적인 결단이었다.

그러나 닉슨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훌륭한 자질과 능력을 평가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인 요청에 역행하는 소위 야수 형(野獸 型)의 개성을 발휘했기 때문에 그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도퇴임에까지 이르렀다.

월남전과 미국의 이란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데다 국내여론마저 혼돈을 일으키고 있던 1970년대에는 저돌적인 야수 형과 치밀성이 복합된 사무원 형의 지도자가 요청되고 있었는데 소위 사무원형의 성격만을 발휘했던 카터 대통령은 결국 시대적인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 채,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월남전에서의 패망과 이란에 억류된 인질구출 작전의 실패 및 소련에 대한 우주과학의 낙후 등등으로 미국의 위신이 극도로 실추되었던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에는 소위 승부사 형의 지도자가 요청되고 있었는데, 여기에 부응한 것이 바로 레이건 대통령이다. ‘레이건’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음에도 근래에 보기 드문 훌륭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가 시대적인 요청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소련이 무너지고 국제사회의 흐름이 이념적인 적대관계로부터 경제적인 경쟁관계로 전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확실한 정보에 의한 대 이라크 전쟁을 일으켜 소모전으로 끌고 가던 부시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되는 것도 시대적인 흐름을 재빨리 포착하지 못 한데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력과 관리능력 및 도덕적인 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던 클린턴 대통령이 무난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것도 경제성장으로 세계사적인 흐름과 시대적인 요구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시대의 대통령은 위기관리능력을 가장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야수 형이나 승부사 형과 같은 특출한 지도력을 필요로 하지만, 무한경쟁으로 변화의 축(軸)조차 가늠하기 힘든 현대사회는 각 분야의 독자성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통합의 시대다. 이런 시대에 요구되는 지도자는 특출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영웅적인 인물보다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순발력과 사회 통합력을 발휘하는 창의적인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까지 이룬 것도 바로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역대 대통령이 선진국으로의 진입과 통일과업달성이라는 두 개의 목표를 자신의 임기 중에 달성하려는 의욕이 무리수를 두게 하는 것은 아닌지. 역사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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