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 세대들은 알겠지만 예전엔 라면봉지나 빈병하나라도 그냥 버리지 못했다. 라면 봉지에 종자씨앗을 넣어 보관했고 빈병은 석유나 기름을 담아두곤 했다. 다 쓴 공책이나 신문지는 화장지 대용으로, 비료포대는 봉투로 만들어 재활용했다. 하다못해 깡통도 유용한 생활용기가 됐으며 정월 대보름 아이들의 쥐불놀이 도구로도 사용됐다. 버릴 게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경제가 발전하면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이루어짐에 따라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매립지와 소각장이 점차 포화상태가 되고, 이에 따른 주민 간 지자체간 분쟁이 일고 있지만 쓰레기를 줄이는 것 외에는 해결할 수없는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 일례로 음식물 쓰레기만 봐도 그렇다. 환경부는 하루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1만2천t을 넘는다고 한다. 하루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2010년 1만3천671t, 2011년 1만3천537t, 2012년 1만3천209t, 2013년 1만2천663t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종량제 등 억제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많은 양이다. 쓰레기 문제 해결은 국민의 의식수준을 높은 수준으로 탈바꿈시켜야 가능하다. 국민 모두의 의식수준이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란 없다. 일례를 들자. 지난 1995년부터 쓰레기 종량제 정책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도 종량제 봉투 사용과 분리배출이 정착되지 않고 있다. 돈 몇 푼 아끼기 위해 규격 봉투를 사지 않고 몰래 내다 버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골이나 도시 외곽에선 쓰레기를 불법 소각하는 일도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화성시 매송면 어천1리가 쓰레기 재활용 사업을 강화하겠다면서 ‘소각 없는 청정마을’을 선언해 관심을 끌고 있다. 어천1리는 지난해 경기도 생활환경복지마을(자원순환마을)로 선정됐던 곳이다. 주민들은 앞으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철저히 해서 자원을 재활용하고, 소각을 근절시켜 환경오염 방지하는 한편 쓰레기 무단투기 근절로 환경과 생태계 보호 등을 통해 환경모범마을이 되겠다고 결의했다. ‘쓰레기는 태우면 대기오염이 되고 묻으면 토양오염이 되며 강과 바다로 투기되고 흘러가면 수질오염이 되어 우리는 물론 후손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환경오염과 생태파괴의 주범입니다’ 이들의 선언문이 정답이다. 어천1리는 작은 마을이지만 ‘환경과 생태를 지켜 나가는 진정한 선구자적 모범마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