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02년 회사를 설립해 종업원 50명에 연 매출 288억 원의 회사를 일궜다. 국내 시장에서는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지만,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려야함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최근 해외 법인설립을 검토하며 느낀 것은 해외시장에 대한 문화, 그리고 상관습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지만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제되지 않으면 세계시장 진출은 실패로 돌아간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던 중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도내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글로벌 CEO무역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대륙별 시장분석과 진출전략, 문화 위주로 내용이 구성돼 있어 주저하지 않고 참여하게 됐다. 이 교육의 장점은 이론뿐만 아니라 신흥국가를 직접 찾아가는 현지 프로그램을 병행한다는 것이었고, 지난 6월 14일부터 18일까지 교육을 수강하는 중소기업 CEO 14명과 함께 미얀마 양곤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3박 5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미얀마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등을 방문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미얀마는 최근 아웅산 수치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집권당이 되면서 53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바 있다. 이러한 정권교체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지 세계시장의 눈이 미얀마로 집중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10일 아세안 신흥시장 개척과 국제개발협력 강화를 위해 미얀마를 방문해 경기도-양곤 통상협력간담회를 개최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얀마에는 200여개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다고 한다. 연수단은 포스코 미얀마 법인과 생산 공장, 봉제기업인 미얀스타를 방문했다. 생산현장을 방문하고 현지 기업인과의 면담을 하고나니 미얀마 시장에 대한 현실을 직시할 수가 있었다. 미얀마는 인프라가 열약하기 때문에 자가 발전기를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등 생산운영에 애로사항이 있었다. 또 인건비가 저렴하지만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노동인구는 적고, 생산성이 타 동남아 지역에 비해 낮아 숙련공을 양성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했다. 미얀마가 새로운 시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기업의 현실적인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나니 가슴한편이 답답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미얀마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국가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급진적인 경제개혁은 아니지만 정부차원에서 외국인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미얀마 정부차원에서의 다양한 노력이 수반된다면 한류의 영향으로 좋아진 한국기업의 이미지가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수는 이론으로 배웠던 미얀마 문화와 비즈니스를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검토하고 있던 해외 법인설립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는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직접적인 기업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교육에 대한 지원과 투자에도 힘써줬으면 한다. 더불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과감하게 시간을 쪼개어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