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젊은 청년이 전동차 사이에 끼여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으며 강남역에서는 연약한 여성이 묻지마 살인으로 처참히 죽임을 당했다.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태도 알고 보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평형수가 있어야 할 자리에 컨테이너를 넣어 일어났으며, 가습기살균제 사태도 돈에 눈이 어두워 사용해서는 안 될 유해물질을 섞어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을 잃게 한 것이다. 이러한 생명경시풍조를 바로잡고 어린이집에서부터 노인정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생명존중교육을 통해 생명존중문화를 확립하고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5월12일 생명존중선언문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을 통해 대국민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선언문 초안을 만들었으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들이 이를 다듬었다.
선언문을 간략히 소개하면, 먼저 생명존중선언문이 제정된 배경에 대한 소개와 이어 생명의 핵심가치를 생명의 책임성, 평등성, 안전성, 관계성의 넷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생명존중의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으며 그 어떤 이유로도 생명의 존엄성은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과 이는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공동체로서 추구해야할 가치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 자신부터, 그리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이를 가정, 학교, 직장, 국가에서 적용해야할 실천내용을 적시하였다. 짧은 선언문 안에 다 담을 수 없는 내용들은 각 연령과 상황에 맞게 별도의 해설서를 제작하여 배포할 계획이다. 마침 교육부와 법무부에서도 이 생명존중선언문을 초·중·고, 대학과 교화기관 등 다양한 계층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내용과 틀을 맞춤형으로 전환하여 활용할 뜻이 있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경제를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간주하고 기업뿐 아니라,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들도 모든 정책을 경제 최우선주의에 입각해 진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새마을운동에 이은 경제개발계획 5개년 사업들의 성과는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만 한편 그 부작용과 그림자도 치부를 드러내고 있다. 경제보다 더 우선되는 사안이 생명과 안전이다. 그러기에 헌법의 정신도 그러하듯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법과 정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생명존중선언문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금 우리의 방향을 돌아보고, 그 길이 올바른 길인지 돌아보며 앞으로 달려갈 길을 다시금 재설정하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제 서로 만나면 연약한 여성과 청소년, 노인, 그리고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생명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마침 20대 국회가 개회되었으니 그동안 많은 분들이 염원한 바와 같이 생명존중포럼이 국회 안에 출범되어 다양한 생명윤리의 이슈들이 활발히 논의되기를 소원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생명의 날을 함께 제정하여 생명존중문화를 일구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쪼록 이번에 제정된 생명존중선언문이 연약한 한 생명을 일으켜 세우며 모든 사람들이 다함께 서로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데 소중한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