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소녀팬들을 설레게 했던 변진섭씨의 노래 ‘새들처럼’을 들을 때면 푸른 하늘 아래서 자유롭게 활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 이 노래를 들어도 그때만큼 하늘을 날고 싶지 않다. 1988년 이 노래를 들으며 올려다보았던 하늘은 눈부시게 새파랬지만 지금의 하늘은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우리 삶의 큰 위협으로 자리잡았다. 1995년 환경기준 도입 이후 최근 10년간 PM10(미세먼지) 오염도는 점진적으로 나아졌으나, 2013년부터 악화되는 추세로 주요국 오염도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다고 한다. 건강위해성이 더 큰 PM2.5(초미세먼지)는 2015년 기준 26㎛/㎥으로 WHO권고기준보다 2.6배나 더 높다. 이처럼 우리 국민 실생활에서 미세먼지 오염도가 심각하게 악화된 것은 황사 등이 중국 동부 공업지역을 거치면서 미세먼지와 함께 유입되는 국외영향과 사업장, 건설기계, 발전소, 경유차 등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에 그 원인이 있다.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미세먼지 오염도가 더 심각해지는 지금, 미세먼지 관리 대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6월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국민 안전과 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이미 정부는 대책을 발표하기 이전에 ‘고등어구이 논란’을 일으켰고, ‘오락가락’ 모습을 보여 신뢰를 잃었는데, 대책마저 부족하니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미세먼지가 이처럼 심각한 원인은 무엇일까? 위험성이 더 큰 PM2.5를 기준으로 배출기여도를 살펴보면 사업장 41%, 건설기계 등 17%, 발전소 14% 등의 순으로 사업장이 가장 크다. 하지만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상황은 다른데, 경유차 29%, 건설기계 등 22%, 냉난방 12% 순이다. 경유차 중에서도 승용차가 가장 많은데, 서울 68만대, 인천 38만대, 경기 121만대이다. 이 경유승용차의 운행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다면 수도권 미세먼지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승용차·경유버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의 대책은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인증기준을 신설하고, 배기가스 기준 강화하며, 경유차 조기폐차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보다는 경유차의 운행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데, 그 대안은 바로 대중교통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대중교통 중에서도 지금의 도로 교통 중심에서 벗어나서 철도 중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서울-인천-경기를 오가는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광역철도망과 도시철도망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철도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이 확충된다면 미세먼지 감소는 물론, 아침저녁으로 반복되고 있는 출퇴근길 대란도 해소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17일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시민들의 편리한 이동은 물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제3차 국가철도망은 적기에 추진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인천 남부권, 시흥, 광명 등 수도권 서남부권 200만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연장’ 사업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인천대공원역에서 KTX광명역까지 11㎞를 잇는 이 철도는 수도권 서남부권 교통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다. 비록 도시철도이지만 인천 남부권, 시흥, 광명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광역철도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노선이다. 따라서 이 노선을 조기에 추진하는 것이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 및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의 지름길임을 지자체와 정부부처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