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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병무청 심리검사

 

지난 6월은 한국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장병 및 학도병 등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전쟁, 전투상황 중 군인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 아닌 국가 안보 위협을 온 몸으로 막아낸, 명예스럽고 존경받아 마땅한 일이다.

전시가 아닌 평시라 해서 군복무 중 목숨을 잃은 병사의 희생이 헛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나 병역의무를 이행하다 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우리의 젊은 군장병이 생길 때마다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자살사고는 더욱 그러하다.

꽃다운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개인의 안타까움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모, 자살에 책임이 없더라도 함께 지냈던 이유로 죄책감과 사기 저하를 겪는 해당 부대원들까지 생각한다면 안타까움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원인과 상관없이 자살사고는 개인과 그 가족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군내 사고는 심리 사회적 취약성을 가진 개인이 군이라는 특수 환경을 만날 경우 부적응 문제를 유발할 수 있고,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병무청은 2007년부터 심리검사 전문 인력인 임상심리사를 특별 채용해 징병검사 대상자들에게 심리검사 및 전문적 면담을 실시하고 복무 적응에 부정적일 수 있는 개인의 심리 사회적 취약성을 평가해 정신과 의사가 신체등위 판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평가 결과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역입영자 중 심리적 취약자의 복무 및 인사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군에도 이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채용 첫해 11명이던 임상심리사를 현재 40명까지 증원해 1인당 수검인원을 줄였고 저지능자 선별을 위해 인지능력검사를 도입하였으며, 인성검사 개선 등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병무청과 군의 병영문화 혁신 노력의 결실로 군내 자살사고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5년에는 역대 최저수준인 56명이었다.

복무부적합자 선별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는 심리검사가 정신질환 유무에 따른 현역입영 배제 모델 하에 정신과 판정을 보조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정신질환으로 진단할 수 없는 대인관계, 성격, 가정문제 같은 심리·사회적 취약성의 평가를 통해 좀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행 정신질환 유무를 근거로 한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서 정신질환이 확인되지 않는 심리·사회적 취약자의 입영배제는 분명 병역면탈 방지의 어려움 등 현실적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자살사고가 단순히 정신질환만이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심리·사회적 취약성까지 고려한 보다 포괄적인 선별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지금의 평화시대에 더 이상 자살사고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병무청은 앞으로도 복무 부적합자 선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 젊은이들이 군 입대를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고 힘차게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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