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황태
/이희원
사랑, 아직도 더 말라야 하느냐
낮엔 햇볕에 탈진한 채 마르다가도
밤이면 그리움에 꽁꽁 어는
대관령 덕장 황태처럼
바다를 생각하면 촉촉이 젖어드는 몸뚱이
유영하던 날씬한 몸매도
젊은 날의 꿈도 잊어버린 채
얼마나 마르고 말라야
사랑 남은 한 가닥마저 잊을 수 있을까
이 밤, 그대 그리움에 또다시 젖는다
- 이희원 시집 ‘코끼리 무덤’에서
사랑이 시드는 순간 생명체는 죽음의 세계로 접어든다. 그러니까 이 죽음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사람 또한 끝없이 사랑을 추구한다. 사랑의 감정이 충만했던 청춘으로부터 아무리 멀어져도 그 감정은 달아나지를 않는다. 사랑의 감정이란 바로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랑의 감정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죽는 날까지 그저 기다리는 일 외에 아무 것도 없다. 그러므로 살기 위해서 사랑해야 한다. /장종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