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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위협적인 폭염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지혜’

 김성기

가평군수
▲ 김성기 가평군수

 

난세를 지혜롭게 겪어낸 이슬람의 살라딘(Saladin) 장군은 혹독한 무더위를 역이용해 십자군을 전멸시켰다.

그는 가장 뜨거웠던 7월의 전쟁에서 한낮 공격을 전략으로 세웠다. 이를 위해 군사들은 무장을 가볍게 하고 태양을 등지고 진을 첬고 물도 충분히 확보해 놨다. 이에 반면 십자군은 물도 없이 뜨거운 싸움터로 나갔다. 그것도 중무장한 병사들을 이끌고 말이다.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싸웠던 십자군은 곧 흔들리기 시작했다. 십자군은 열파에 지쳐 결집력을 잃고 밀집대형도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렇게 더위에 지친 병사들은 허무하게 전멸했다.

맹렬한 ‘한낮더위’가 가진 치명적인 칼을 이 전쟁에서 읽을 수 있다.

극심한 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40도가 넘는 중동의 무더위 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이 더위는 우리에게 충분히 치명적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폭염은 사람과 동물, 식물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맥’을 못추게 한다. 열사병, 열탈진, 열 경련 등 맹렬한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는 생명까지 위협한다. 최근 기상재해 중 폭염을 가장 큰 재해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사례도 충분의 그 위험성을 보여준다. 22년 전인 1994년 여름, 한국은 그야말로 사상초유의 폭염으로 일사병 사망자가 속출하는 충격적인 여름을 보냈다. 이로인해 전국 사망자는 3천384명에 달했다.

1987년 여름 그리스에서는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치솟는 폭염이 한달 넘게 지속되어 1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3년엔 유럽에서도 폭염으로 3만5천명이 사망하고 2013년 한국에서는 지독한 폭염으로 경기, 인천, 충남, 전북, 경북 등 705농가에서 가축 198만 5천마리(닭 166만 4천마리, 오리 24만 2천마리, 돼지 2천133마리 등)가 폐사됐다.

관내 어르신과 산업현장, 농장 등을 직접 군에서 나서 살피고 또 관련 부서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강조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실제로 군에서는 지속적으로 폭염취약계층 모니터링을 하고 방문관리사, 노인돌보미, 자율방재단,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 활동을 비롯해 경로당과 마을회관, 진료서 등을 점검하고 있다.

군의 활동에 “뭐 이 정도 가지고 유난스럽게!”라며 여름이면 이같은 더위를 당연한 ‘더위’로 생각하시는 어르신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그 더위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경기권의 경우 폭염과 열대야가 길지 않지만 최근 5년 사이 폭염일수가 1~2일 가량 증가했고 열대야는 4일까지 증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최근 1주일 이상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올해 가세를 더해 7월 후반부터 시작된 맹렬한 더위가 8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북부의 가열된 공기의 유입과 안전한 대기상태로 정체돼 강한 일사가 내리쬐고 이로 인해 지면은 뜨겁게 가열돼 있다. 지난주 후반부터는 높은 온도에 건조한 공기까지 가세해 농작물까지도 그 피해까지 우려된다.

이런 날씨에서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두통과 어지럼증, 무력감과 경련 등이 일어나 특히 노약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반면 더위로 인한 피해예방은 쉽다. 낮동안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야외활동 시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하는 것, 그리고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을 감안해 열사병과 냉방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주의하는 것이다.

지혜롭게 대비하면 매해 더 강해지는 폭염과 열대야와의 전쟁에서도 피해없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물론 그 지혜에는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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