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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새 역사를 위하여

 

‘새 역사를 위하여’는 내가 대학시절에 밤을 새워가며 읽었던 책이다. 나의 서재 한켠에 묻혀 있던 책을 찾아내어 오늘 다시 읽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을 쓴 분은 유달영 교수이다. 유 교수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피난살이 하던 대구에서 이 책을 썼노라면서 서문에서 다음같이 쓰고 있다. “1952년 공산군 침략 때에 대구에 피난하던 중 단칸방에 4·5인이 복작이면서 휴지조각에 초고를 쓴 것이 이 책이다. 처참한 전쟁 중에서 나는 이 민족을 구원하는 길을 찾아보고자 애태우는 심정으로, 밤과 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내버리는 광고지 뒤에 이 원고를 썼다. 전선이 일진일퇴하는 중에 가족들은 갈라져 생사도 모르는데… 덴마크의 역사 속에서 우리도 살길이 있음을 확신할 수 있기에 쓴 책이다.”

대학시절 이 책을 읽으며 감명을 받은 나는 졸업할 즈음에 진로를 두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키에르케고르 같은 철학자의 길을 갈 것인가, 그룬트비 같은 개척자의 길을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다. 키에르케고르는 덴마크의 철학자였고, 그룬트비히는 목사이면서 개척자였다. 19세기 초 조국 덴마크가 누란의 위기에 처하여 있던 때에 키에르케고르는 철학으로 그룬트비히는 국민을 깨우치는 개척정신으로 자기 몫을 감당하였던 인물이다.

나는 철학을 전공하였기에 키에르케고르 같은 순수철학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목사가 되어 그룬트비히 같은 개척자의 길을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한 것이다. 결국은 목사가 되어 개척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인격과 실력이 부족하여 그룬트비히의 흉내도 못내는 처지로 지내왔지만, 내가 바라고 추구하는 목표는 지금도 변함없이 가슴 속에서 불타고 있다. 오늘 무더위 속에서 그룬트비히의 삶과 업적을 적은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고 앞으로 살아갈 길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라 일을 걱정하고 교회가 해야할 바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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