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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청정해역

 

청정해역

/이덕규

여자하고 남자하고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다네

하루 종일 아무 짓도 안 하고

물미역 같은

서로의 마음 안쪽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다네

너무 맑아서

바닷속 깊이를 모르는

이곳 연인들은 저렇게

가까이 있는 손을 잡는 데만

평생이 걸린다네

아니네, 함께 앉아

저렇게 수평선만 바라보아도

그 먼 바다에서는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나

떼지어 떼지어 몰려다닌다네

 

 

 

올 여름같이 이런 폭염이 계속되는 날엔 바닷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더 간절하다 그것도 서로를 숨기고 위장할 것 없는 청정해역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파도 일렁이는 바닷길을 따라 모래발자국을 남기며 노을에 깃든 삶을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바닷가 어디쯤 나란히 앉아서 아무 짓도 안 하고 서로의 마음 안쪽을 쓰다듬으며 살고 싶은 소박한 소망을 품어본다. 연인의 마음속이 너무 맑아서 오히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청적해역, 누가 누구의 허물이 아닌 서로의 맑은 거울이 되어주는 이곳에서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말하는 시인, 서로에게 이처럼 맑고 투명할 수 있다면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는 서로에게 청적해역인가. /정운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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