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그 피해로 많은 사상자와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TV속에서 우리는 종종 접하고 있었지만 지진의 파괴력과 위험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던 중 남의 일 같이만 느껴졌던 지진이 9월 12일 20시 32분 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5.8의 규모로 발생했다.

대규모 지진의 전조로 일어나는 비교적 작은 지진을 전진이라고 하는데 경주 지진 역시 19시 44분경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의 전진이 발생했다.

본진의 규모가 클수록 여진 또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보다 긴 시간 동안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단 한 번의 본진으로 진원 주위에 모인 탄성 에너지가 전부 방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여진을 수반하게 되는데 경주 지진 이후 현재까지 400회에 달하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강도와 횟수가 점차 줄어드는가 싶더니 19일 20시 33분경 규모 4.5의 큰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다시 한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유례없이 강력한 지진에 경주 근처는 물론 서울까지 진동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전국에서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6만 건이 넘게 접수됐다. 규모 5.8의 본진은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관측 이래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으며, 규모 5.1의 전진 또한 역대 5위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지진에 안전하다고 믿었던 한반도에서 지진의 위력을 새삼 체감했고, 실제로 닥쳐온 지진에 우왕좌왕하고 지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했다. 만약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니 혼란스러워하며 보냈던 순간이, 대형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큰 공포감으로 다가왔다.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규모와 진도가 사용되는데 규모는 지진이 발생한 곳 진원에서 방출된 지진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며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이용해 계산한 절대적인 척도다. 반면 진도는 어떤 한 지점에서의 인체 감각, 구조물에 미친 피해정도에 의해 지진동의 세기를 표시한 것으로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척도이다.

규모가 큰 지진이라도 멀리서 발생하거나 지진발생 깊이가 깊은 경우 지진에너지의 감쇠가 커 지진동이 약해져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고,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거나 지진발생 깊이가 깊지 않으면 지진에너지의 감쇠가 적어 지진동이 강하게 기록되며 그 피해도 매우 크게 된다.

지진은 땅속에 축적돼 있던 탄성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면서 땅이 흔들리는 현상으로 이번 지진의 단층면을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주향이동단층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과 평행한 방향으로 수평 이동하는 단층을 말하는데 지각 내부에 쌓여있던 힘이 단층을 좌우로 움직이며 경주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은 단시간에 큰 피해를 주지만 현대 과학 기술로는 예측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진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진의 발생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피하는 것이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대피할 수 있도록 지진대피요령을 사전에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지진의 공포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기관에서는 지진 재난 대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등 지진 대응 역량 강화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기상청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규모 5 이상의 지진에 대해서 현재의 50초 이내로 통보하는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를 운영 중에 있으며, 2017년부터 7~25초에 통보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