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밤사이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제주에서는 인명 실종, 관광객 대피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
5일 오전 7시 4분쯤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 추정 남성 1명이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제주시 월대천이 범람하면서 저지대 펜션과 가옥 등도 침수돼 관광객과 주민 수십 명이 대피했고, 한때 제주시 한천이 범람해 인근 주차장에 세워뒀던 차량 80여 대가 휩쓸리기도 했다.
또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 범람으로 주변 가정집과 펜션 등 10여 채가 침수, 주민과 관광객 50여 명은 외도동사무소나 친인척 집으로 대피했다. 한 펜션에는 물이 계속 유입돼 10여 명이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태풍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2분쯤 부산 영도구 고신대 공공기숙사 공사장에선 강풍으로 인해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인근 컨테이너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 안에 있던 하청업체 근로자 오모(59)씨가 숨졌다.
앞서 오전 10시 52분쯤에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의 주택 2층에서 박모(90·여) 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오전 10시 43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점검하던 허모(57)씨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전남 여수시 수정동 오동도 방파제에서는 인근 여수 신항으로 피항했던 1천321t급 여객선 미남크루즈호가 바람에 밀려 방파제와 충돌하면서 선원 2명이 파도에 흽쓸려 바다에 빠졌다가 다행히 현장에 있던 해경 122구조대에 의해 모두 구조되기도 했다.
태풍이 일본 오키나와쪽으로 향하면서 울산과 포항 등도 피해를 입었다.
오후 1시 20분을 기해 홍수경보가 내려진 울산지역에는 회야댐의 방류량이 많아지면서 하류 주민이 긴급대피했고, 포항 흥해읍과 장성·효자동 저지대 곳곳도 물에 잠겨 주민 50여 명이 고지대로 대피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부터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내린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659.5㎜, 울산 매곡 374㎜, 토함산 277.5㎜, 경주 감포 223.5㎜, 포항 구룡포 170㎜, 전남 고흥 127.1㎜, 목포 111.5㎜ 등을 기록했고, 순간 최대 풍속은 제주 고산 49㎧, 여수 38.3㎧, 완도 신지도 31.9㎧, 완도 28.1㎧, 여수 백야 26.5㎧, 해남 25㎧, 광주 19.3㎧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