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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낙타와 모래꽃 14

낙타와 모래꽃 14

/윤고방

어둠 속에서 물결이 부서진다

금시라도 지워질 듯 불을 깜박이며

항구로 들어오는 작은 배 하나

아득히 보이지 않는 바다 저편에서

통통거리며 들어오는 저 작은 배는

박제된 내 얼굴 위에 정박한다

이 밤 자면 배는 다시 떠날 것이다

침묵의 정박 뒤에 남겨지는 것은

떠오르지 않는 그림자의 얼굴이다

그릴 수 없는 바람의 음성이다

끝내 근원을 알 수 없어

그리워할 수 없는 내 얼굴이다

 

 

 

사막은 생명과 존재의 저편에 있다. 그러기에 인간의 삶으로부터 근원적인 물음들이 가 닿는 궁극의 벽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모래꽃’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꽃이다. 낙타가 평생 모래밭 길을 걸어서 닿는 곳은 어디일까? 희망이 무너지면 절망을 하게 된다. 근원은 묻는 시인의 고뇌가 깊다. 우리가 찾아 헤매는 자신의 얼굴 존재의 뚜렷한 형상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어쩌면 끊임없이 그리워해야만 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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