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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장관 이룬 정조 능행차 ‘한강 배다리’ 도강 행렬

‘호호부실 인인화락(戶戶富實 人人和樂)’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지향했던 목표였다. 집집마다 모두 부자가 되고 모든 백성이 화목하고 즐겁게 지낸다는 뜻이다. 사실 빈부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지역간 세대간의 갈등이 심한 지금 모든 정치인들과 고위 행정가들이 마음 속 깊이 지향해야 할 목표다. 정조대왕은 부모님을 향한 효심도 깊었지만 백성 전체를 아울러 화합하려는 어진 뜻을 품은 성군이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이 같은 정조대왕의 뜻을 이어나가기 위한 축제다.

올해 53회를 맞은 이 축제는 지난 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9일까지 수원화성행궁과 연무대를 중심으로 열렸다. 특히 수원화성축성 220주년과 2016년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아 더욱 내실 있고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가을비가 내렸지만 많은 시민들이 몰려 즐거워했던 개막연과 화성행궁에서 열렸던 혜경궁홍씨의 회갑연을 재현한 진찬연, 조선시대 무관을 선발하기 위한 무과 과거시험 재현, 정조대왕이 직접 팔달산 화성장대(서장대)에 올라 지휘했던 야간 성곽전투 훈련을 바탕으로 작품화시킨 무예 총체공연 ‘야조(夜操)’’, 수원천 등불축제 등 많은 행사들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축제 둘째 날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셋째 날 연무대에 도착하는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능행차 행렬이 펼쳐져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올해 최초로 서울에서 수원까지 정조대왕의 여정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능행차가 시작되고 지나가는 서울시, 금천구, 안양시, 의왕시와 서로 협력했다. 수원시는 이 퍼레이드를 대표적인 역사문화 퍼레이드로 발전시키는 한편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의욕도 보인다. 코스는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이 행사를 위해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가설한 한강 배다리(舟橋)를 건넌다.

이번 능행차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바로 이 배다리다. 배다리는 다리를 건설하기 어려운 한강에 배 수백척을 나란히 붙여 띄우고 그 위에 다리를 놓는 것이다. 요즘 공병부대의 부교(浮橋)와 같다. 아무튼 왕과 군사, 말과 가마, 그리고 시민, 관광객 등 수천명이 줄을 지어 배다리를 통해 강을 건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우리는 한강 배다리를 비롯한 이 행렬이 매년 계속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볼거리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 한강이 어렵다면 정조대왕의 필로였던 만석거 저수지에라도 배다리를 설치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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