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프 선수 가운데 관중 동원력에서 으뜸을 다투는 박성현(23·넵스)과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또 한 번 격돌한다.
박성현과 전인지는 오는 20일부터 나흘 동안 양주 레이크우드 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한다.
국내 골프팬들은 13일부터 16일까지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치른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박성현과 전인지의 대결을 감상하게 됐다.
둘은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나흘 내내 엄청난 관객을 끌어모았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박성현은 설명이 필요 없는 국내 최강자다. 다승(7승)과 상금(12억6천222만원), 그리고 평균타수(69.67타) 등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인지는 세계랭킹 3위가 말해주듯 현재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에 올랐고 상금랭킹 4위(143만4천 달러), 평균타수 2위(69.62타)를 달리고 있다.
둘은 이번 대회 우승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박성현은 상금왕 경쟁에서 고진영에 2억7천만원 차이로 쫓기고 있다. 대상 포인트에서는 역전을 허용해 2위로 밀렸다.
그렇지만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6천만원을 손에 넣는다면 상금왕을 사실상 굳히게 된다. 대상 포인트도 메이저대회라 일반 대회보다 갑절 많아 고진영에 한참 앞설 수 있다.
또 시즌 최다승 기록(9승) 경신에 도전하려면 이번 대회에서 시즌 8승째를 수확하는 게 요긴하다. 이 대회 이후 박성현이 출전하는 대회는 2개뿐이라 갈 길이 바쁘다.
전인지 역시 이 대회 우승 트로피가 간절하다. 전인지는 올해 US 여자오픈, 일본여자오픈, 그리고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세 차례 타이틀 방어전을 치렀지만 성공한 적이 없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은 올해 마지막 타이틀 방어 기회다.
이 대회를 마치고 LPGA 투어에 복귀하는 전인지는 타이틀 방어의 기쁨과 함께 고국 나들이에서 고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냈다.
하지만 이 대회에 박성현, 전인지만 출전하는 게 아니다. 둘만이 우승 후보도 더욱 아니다.
박성현과 전인지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고진영이다.
고진영은 “상금왕이나 대상 같은 타이틀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내 스윙만 지키겠다”며 마음을 비웠다고 말하지만, 속마음은 아무도 모른다.
올해 투어 3년째인 고진영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승컵은 작년과 똑같은 3개지만 순도가 다르다. 올해 3승 가운데 우승 상금 3억원 짜리 특급 대회 BMW 챔피언십과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포함됐다.
작년에 7위였던 평균타수는 올해 2위로 올라섰다. 겨울 전지훈련에서 변화를 준 스윙이 몸에 익으면서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잦은 해외 원정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한 박성현과 달리 하반기에도 체력도 생생하다.
올해 2승씩 올린 장수연(22·롯데), 배선우(22·삼천리), 조정민(22·문영그룹) 등도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스퍼트에 나설 태세다.
이번 시즌 우승 물꼬를 튼 데 이어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공동3위를 차지한 장타자 김민선(21·CJ오쇼핑)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하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