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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에서

 

 

 

이 시는 감각적 이미지가 물씬 풍겨 나온다. 고양이와 달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하나의 시적 행간을 풀어가는 기법이 특이하다. 시인은 달이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모티브로 달을 변심을 잘 하는 고양이로 이미지 했다. 고양이는 자기 좋아하는 이성을 찾아 집을 자주 나가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의 고양이는 마음을 바꾸고 집을 떠난 여인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고양이가 어느 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미안하다는 듯 갖은 아양을 다 떨면서 주인의 환심을 사려한다. 변덕스럽고 자주 마음을 바꾸는 고양이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어쩌랴, 한때는 내가 사랑했던 여인인데,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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