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된 사랑
/황경순
잡초로만 알았던
초록 쇠비름들이
꾸룩꾸룩 효소가 되어
30분의 1쯤만 남아
새 세상을 열고 있다.
꼭 필요한 것은
지극히 소량일 뿐
사랑도 이와 같아
녹초가 된 쇠비름처럼
내 몸은 자꾸자꾸 줄어들어도
꾸룩꾸룩
단 한 모금 진액이 되어
온몸을 타고 흐른다
쓸모없는 잡초라 여기던 풀들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고 있다. 더불어 풀, 벌레등 작은 생명들을 시 속으로 끌어들여 사상이나 철학을 노래하는 시인들도 많아졌다. 이렇게 작은 풀 하나가 사람의 몸을 이롭게 하는 음식이 되기도 하고 마음을 풍요룝게 하는 철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은 마음을 건네주는 사람이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