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이천이 전철시대를 맞이했다. 지난 9월 24일 새벽 5시 30분 경강선(성남-이천-여주 복선전철)의 첫차가 성남을 향해 부발역을 출발했다. 이제 앞으로 경강선은 이천 시민의 꿈과 희망을 함께 실고 힘차게 달릴 것이다.
경강선을 타고 이천에서 판교까지 갈 경우 약 33분쯤 소요된다.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강남까지 갈 경우 환승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앞으로 이천서 강남까지는 5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가 됐다.
이천은 이번에 개통된 경강선뿐 아니라, 부발-충주-문경까지 이어지는 중부내륙전철시대도 맞이할 예정이다. 작년 11월 4일 이천-충주를 잇는 1단계사업 착공식이 있었다. 또 2018년 평창동계 올림픽에 맞춰 원주-강릉 전철공사가 한 창이고 여주-원주 전철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그리고 성남과 이천을 오가는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내년 개통되면 이천은 국토의 동서남북 어디로나 통하는 교차로가 될 전망이다.
필자는 이천의 이런 훌륭한 교통망을 바탕으로 유·무형의 관광자원을 개발하면서 관광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0년 이천시가 우리나라 최초로 공예 및 민속예술 분야의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된 것도 그 중 하나다. 이천은 이를 통해 시격(市格)과 도시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특히 필자는 지난 9월 13일부터 나흘간 스웨덴 외스터순드(Ostersund)에서 열린 유네스코 창의 도시 연례회의 자리에서 이천 공예산업의 현 주소를 전 세계에 알린바 있다. 54개국 116개 도시 대표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큰 호응과 뜨거운 반응을 통해 이천이 대한민국의 중소도시를 넘어 세계 유수의 도시로 성장했음을 느꼈다.
이천에는 갈 곳이 많다. 온천, 승마, 쌀밥집, 서희테마파크와 민주화운동기념공원, 산수유·도자기·쌀문화축제. 또 40만7천㎡ 부지 위에 729억 원을 들여 조성하고 있는 이천도자예술촌 공사가 올해 끝난다. 이곳에 도자기, 미술, 고가구, 목공예 등 221개의 공방과 각종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천의 명소이자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좋은 관광코스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천의 관광산업이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 물론 이는 이천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여기 있다. 유럽의 주요 관광국가로 꼽히는 스페인의 관광 사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4∼16%를 차지한다. 반면 작년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GDP 대비 약 5.8%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산업은 숙박·교통·일자리 등을 유발시키는 복합 산업이자, 전통과 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창구(窓口)가 된다. 우리가 관광산업에 왜 주목해야 하는지 되묻는 큰 이유다.
필자는 이천의 관광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유·무형의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이천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시민의 마음과 노력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시민 의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뿐 아니라, 버려진 쓰레기를 먼저 줍는 자세 같은 것 말이다. 표현은 쉽지만 실천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래서 더 중요하다.
이웃은 물론이고 방문객들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하는 것도 이천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큰 밑천이 될 것이다. 이천을 오가는 전철에서 기꺼이 자리를 양보하고, 노약자를 배려하는 미덕도 좋은 관광자산이다.
필자는 이런 무형의 큰 가치를 통해 관광산업은 물론이고 이천을 선진 시민사회로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무형의 자산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층 밝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