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그 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각종 정부 기념행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11월11일 턴 투워드 부산, 11월17일 순국선열의 날, 11월23일 연평도 포격 도발. 이 중에서 가장 생소할 수 있는 ‘턴 투워드 부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1월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며, 6·25전쟁 당시 UN군으로 참전한 영연방국가들의 현충일이자, 미국 제대군인의 날로 희생과 헌신에 추모·감사하는 날이다. 그리고 바로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부산을 향하여)’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추모 캠페인이 진행되는 날이기도 하다.
유엔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세계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11월11일 오전 11시, 1분간 부산 유엔기념공원를 향해 추모묵념을 실시하는 날로, 2007년 캐나다 6·25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가 처음 제안했고, 2008년부터 국가보훈처 주관 행사로 실시하게 됐다.
2014년부터는 유엔참전 21개국(16개 전투지원국, 5개 의료지원국)과 함께하는 국제추모행사로 발전했고,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인이 UN묘지가 있는 부산을 향해 1분간 동시 추모묵념을 한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기억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각국의 참전 병사들을 기억하는 순간이다. 세계가 기억하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연히 기억하고 그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직접 갈 수 있다면 좋지만, 그게 어렵다면 온라인 사이트(www.turntowardbusan.com)에 본인 사진을 올려 추모행사에 참여 가능하다.
11월 11일 세계가 대한민국을 바라본다. 목숨 바쳐 싸운 국내·외 많은 호국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위해서라도 한반도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사랑의 다짐을 새롭게 하고 통일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후손들의 의무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