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상동 소재 가천대 길병원 부지에 기업형 임대주택을 건립하는 조건으로 어린이 병원을 지어 부천시에 기부채납하는 사업계획이 전면 철회되자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이 조속한 개발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10일 부천시와 상동 길병원 유치추진위원회(이하 유치위) 등에 따르면 유치위 등 350여 명은 지난 5일 시와 부천시의회, 길병원 측에 “시와 길병원 측이 책임있는 자세로 조속한 개발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전달했다.
유치위는 탄원서를 통해 “시와 길병원이 이 지역을 뉴스테이와 어린이 병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것에 동의했는데 이제와서 사업성 등을 운운하며 또 다시 부지를 방치하겠다는 것은 지역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임대아파트 건립이 절대 안된다면 일반아파트 건립 등의 개발이라도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시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들과 길병원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계획안을 마련해 진행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시의회 이동현 도시교통위원장도 “일부 특혜의혹도 제기될 수 있지만 공공기여제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특혜소지를 없애고 지역주민들의 민원도 해소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도록 방안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동 588-4번지 길병원 부지는 상동택지개발지구 준공 이후 15년 가량 방치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에 따른 악취는 물론 우범지대 등의 문제가 발생, 지속적 민원이 제기돼 오다 ‘길병원부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협의회’가 구성돼 뉴스테이 및 어린이 병원 건립 계획이 마련됐었다.
이후 길병원 측은 지난 9월 3만3천401㎡의 부지 중 3만400여㎡에 831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지상 22~44층 규모의 고층아파트를, 3천여㎡에는 지상 5층 규모, 99병상의 어린이 병원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경기도에 제출했고 시도 지난해 11월 이 같은 뉴스테이 사업에 조건부 찬성 의견을 도에 보냈다.
하지만 길병원 측은 최근 임대아파트 건립에 일부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으며 뉴스테이 지침상 허용될 수 있는 용도로는 사업성이 없다며 사업을 포기했다.
/부천=김용권기자 yk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