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주기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삶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모습을 단계별로 나타낸 것이다. 인간 발달단계를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하는데 각 단계별로 성취해야 할 과업이 있다. 예를 들면 교육, 노동, 결혼, 은퇴준비 등이다.

인간 발달단계별 과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수립하고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종합적 정기적으로 계획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생애설계라고 한다. 이러한 생애설계는 자신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고, 발달 과업을 미리 인식하고 그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삶이 가능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생애설계의 영역에는 건강설계, 재무설계, 경력설계 등이 있다.

과거에는 인간의 발달단계별로 해야 될 과업들이 분절되어 있었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청소년기에 받은 교육을 통해 성인기에 해야 될 노동이 결정되고 은퇴 이후엔 여가로 남은 여생을 보내면 되었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은 은퇴 이후에 살아가야 할 시간이 살아온 시간만큼 남아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직업의 생성소멸 주기가 빨라지고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배웠던 교육으로 평생을 먹고 살기가 불가능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 발달단계별로 해야 될 과업이 분절된 시대에서 통합된 시대로 변화하고 있고 교육, 노동, 여가가 전 생애에 걸쳐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연령 통합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인간의 발달단계 별 경력설계를 해야 하고 경력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필자는 연령통합형 시대에 평생교육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단, 평생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직업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퇴직연령이 빨라지고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에서 직업은 생계와 직결된다.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직업이 없다는 것은 인간으로써 존엄성을 지켜내며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필자는 직업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선결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지역 내 산업수요에 맞는 직업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구직자들이 새로운 직업을 구할 때 자신의 주거지를 벗어난 새로운 지역에서 직업 생활을 해야 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내 인력수요에 대한 예측을 통해 수요가 있는 직업교육이 이루어지고 교육 수료 후 취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직업교육이 산업수요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구직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

둘째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이 충분히 갖쳐질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 평생교육과나 평생교육센터, 대학교 평생교육원 등에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취미나 교양수준의 교육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런 교육도 필요하다. 하지만 직업을 구해야 하는 필요성이 간절한 분들에겐 와 닿지 않는다. 직업, 재취업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을 배우기 위한 공간과 장비가 필요한 교육 같은 경우에는 지역 내 폴리텍대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폴리텍대학이 없는 지자체도 많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지역 내 특성화 고등학교나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이나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거주지와 교육장소의 접근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방학기간이나 학생들이 하교 한 이후에 유휴시설과 장비를 활용한 교육이 이루어지면 학교와 학생, 지역주민의 소통의 장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지역 내 지식을 전파하고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