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골문을 열어야 지독한 패배 악연도 끊을 수 있다.’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명운이 걸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란을 상대로 기대하는 시원한 설욕전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A매치 상대전적이 9승 7무 13패로 밀린 가운데 2011년 1월 22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1-0 승리 이후 4연패를 당했다.
4경기 모두 골을 넣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마지막 승리였던 아시안컵 8강 때 윤빛가람(제주)의 골이 한국이 이란전에서 뽑은 마지막 득점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이번 이란전의 키워드를 ‘설욕’으로 잡은 만큼 4연패 부진 탈출과 함께 6년 7개월여 만의 승리를 위해서는 골 사냥은 필수다.
‘신태용호 1기’ 멤버 26명 가운데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힐 후보로는 ‘공격수 3총사’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이동국, 김신욱(이상 전북)이 우선 꼽힌다.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시즌 초반인데도 7골을 넣으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며 이번 이란전에도 선발로 출격해 득점까지 기록할 기세였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슈팅 훈련 중 오른쪽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면서 내측 인대 통증을 안고 있어 이란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게 문제다.
38세의 베테랑 이동국은 이란전 득점의 좋은 기억을 이번 결전에서 다시 맛본다는 각오다.
이동국은 2000년 10월 23일 아시안컵 8강에서 골을 넣어 이란전 2-1 승리를 이끌었다. 1996년 12월 아시안컵 8강 2-6 ‘참패’의 악연을 끊어낸 값진 득점이었다.
그는 2004년 7월 31일 아시안컵 8강에서도 이란을 상대로 득점을 기록했지만 3-4로 졌던 아쉬운 기억도 갖고 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도 조커로 투입돼 이란전에서 골문을 가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른 선수 중에서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이 예상되는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득점과 함께 이란전 승리의 기대주다.
손흥민은 지난 6월 14일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직후 오른쪽 손목 골절 수술을 받았지만 완전히 회복돼 소속팀 경기에 선발 출전했을 정도로 이전 컨디션을 회복했다.
손흥민 역시 한국 축구에 굴욕을 안긴 이란의 골문을 꿰뚫고 경기장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서울의 아자디스타디움’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한국 축구는 8만여 명의 관중이 들어차는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스타디움에서는 이란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2무 5패를 기록했다.
또 부상에서 회복 중인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대신해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질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파워 넘치는 에너지가 강점인 이근호(강원) 등도 이란전 득점 후보들이다.
신태용호가 아시아 축구의 최강자로 올라선 이란을 상대로 시원한 골 소식을 전하며 승리까지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