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산역
/이복남
지척인 북녘 땅
인근 도라산都羅山이름을 딴 도라산역
북쪽으로 가는 첫 번째 역
반세기 넘게 잠든 기차
나, 기관사 되어
딥다, KTX 속력으로 평양 신의주로 달리고 싶다
덩그런 플랫폼
금방 갈수 있을 것 같은 이정표
서울 52㎞ 개성 17㎞
개성으로 성큼 다가가 인삼주 한잔 마시며
북녘 소식 듣고 싶다
남북의 창이 열리는 날
유라시아 횡단철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고원을 달리고 싶다
얼마전 북한예술단 현송월 단장이 강릉과 서울을 방문했다. 방문자체가 분단된 현실의 이슈로 조명되었다. 시인은 도라선역을 통해 끊어진 철마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한다. 참회와 원망과 같은 분단의 현실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 우리에게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현실은 냉혹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도라선역을 지난 DMZ영화제 참가로 다녀온 기억이 있다. 시선에 들어온 북녘의 하늘도 철망에 막힌 분단의 서러움도 사람이 사람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시간이 공간으로 연결되고, 다시 존재하는 시간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이 시는 죽어가는 미약한 세포의 날들을 하루하루 염려하듯 북한 사람들의 오늘을 더 그리워하게 만든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