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성
붉은 아침햇살이
아내 얼굴을 비췄다
빗질 못한 머리가
까치집을 지었다
손으로
둥근 얼굴을
마주 보며 감쌌다
자세히 바라보니
정말로 아름답다
여보 나 예뻐요,
갓 시집온 새댁 같아요
수줍은
아내의 낯이
붉은 해로 물들었다
아버지처럼 형님처럼 따사로운 숨결을 지닌 시인의 감성에 늘 감탄의 시간으로 마주하게 된다. 자칫하면 감상으로 흐를 위험성 있는 정감들을 진정성으로 떠받쳐주고 있는 것은 이 작품의 음률성에 있다. 동천홍에 비치는 마음의 얼굴이 잘 베어나는 화자는 삶과 동시에 죽음에 대한 명상을 그리게 된다. 아내에 대한 끝이 없는 연민도 그러하거니와 바쁘게 가방끈을 매고 문학의 숲으로 걸어오는 모습에서 나가는 모습까지 성실한 모습에는 항상 주위를 놀라게 한다. 흘러가는 주름살과 세월이라는 매개항을 통해서 수사적으로 동일 선상에 놓고 얼핏 단순해 보이는 이 시는 시인의 삶의 이력이 만만치 않은 문학의 오솔길을 보게 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