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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서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은 형상을 보기 위하여

가느다랗게 뜬 실 눈꺼풀이 흘러내리는

순간 그의 목소리와 숨결들

봄의 줄기가 그러하듯 두근거림

설렘을 준비하개 해주었다

기나긴 시간의 상봉시간

일년의?수많은 기억들을 정리하듯

주마등처럼 추억으로 쌓여갔지

쓰러져 잠이 들고 나면 잠의

무게에 지탱했던 그림자의 무게만큼

포갬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콧김이 생겨난다

자유로운 영혼 속에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 손길을 내 보이면

그 손길은 따스하게 그의 차가운 체온을 위해

그림자는 나에게 속삭인다.


 

그림자와 거리를 두고 돌아보면 미행의 속도를 볼 수 있다. 산다는 것은 발을 잘못 헛디뎌 추락하는 날들도 있다. 그렇다고 완전한 그림자를 체온 속에서 별리할 일은 아니다. 누구나 꿈을 꾸고 키우면서 기억을 재생하고 버리듯 그림자도 잊어버리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이 있다. 삶의 씨앗들이 어느 곳에든지 존재함으로 자리 잡고 있고, 때로는 아픔과 절망 속에서 품은 씨앗은 언젠가는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시간도 있다. 내일의 두려움 오늘의 암담함 그 자체의 희노애락의 숨결에는 오늘을 망막한 현상이 있기에 내일의 희망도 있는 게 아닌가, 삶의 그림자에 연연해하지 말고 관념 속에 파묻히지 말고, 밝은 그림자만 기다려볼 일이다. 그림자는 그 빛으로 막막한 밤을 열어줄 것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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