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에서
/장승진
간절한 눈길로
그대 바라보는
한 사람 있다면
힘껏 살아야 한다
풀꽃에게라도
눈길 정성 주며
살아봐야 한다
젖은 눈길로 나를 바라보는
저 초롱한 잎사귀들 보아라
살아보려고
모질게 들어올리는
저 순결한 모가지들을 보아라
- 장승진 시집 ‘환한 사람’ 중에서
사회가 복잡해지고 삶이 힘들거나 곤경에 처했을 때 일부의 사람들은 해서는 아니 될 극단적인 선택을 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런 극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권하고 싶다. 이 시를 읽게 되면 어쩌면 심리적으로 치유의 효과가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다. 시인은 가냘픈 ‘풀꽃에게라도 눈길 정성 주며’ 살아야한다고 하나의 희망을 노래한다. 온갖 비바람과 폭풍우에 시달리면서도 제 생명을 유지하는 미물 같은 ‘풀꽃’ 그리고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는 ‘초롱한 잎사귀들’에게서 또 다른 질긴 생명력을 실의 빠진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정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