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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첫 만남

첫 만남

/정홍도

쇠사슬 보다 질긴 분단의 끈 끊어질

잊을 수 없어 옹이로 남은 상흔도 삭아 내릴

그 때가 익어 가는가!

비무장지대 풀꽃과 노루조차 봄날을 염원하는데

하나 되기를 우리 모두 하나 되자는 아리랑의 선율

지난밤 꿈속에서도 뭉클함을 어쩌라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검은 구름 거두어지는가!

첫 만남인데도 막힌 물고가 터질 듯 코끝 찡한…

분단 65년 민족의 恨, 부둥켜안고

웃고 울어도 좋을 판문점 선언아

뒷걸음하기 없기를…

나는 보았네!

평화와 번영을 약속한 역사의 징표 될 53년생

반송 한 그루

한라 백두의 흙살을 덮고 한강 대동강 물에 목을 축인

나는 들었네

하늘에서 내려온 듯 푸른 색깔 도보다리

그림자도 간적 없는 그 다리에 앉아 서로 나눈

새만 듣고 바람만아는 봄볕 속 밀어

나는 들었네!

겨레의 번영과 행복으로 가는 길, 서로 묻는 소리

 

 

 

참 경이로운 모습과 경이로운 얼굴을 만난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로봇이 등장하는 시대가 왔으니 인간의 삶 속에 어디 놀라운 일이 있다지만 분단 상황에 있는 한반도의 악수는 더 놀랍고 종일 먹먹한 가슴으로 꿈인가 싶다. 사람이 넘어서는 높은 장대도 아니고 먼 길도 아닌데 그 많은 세월이 통일이라도 된 상황처럼 들뜬 감정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상호 비방을 중지하는 일들은 감정의 노예처럼 신선하고 그윽하다. 시인은 언어와 감각 북한의 자연, 그리고 인식, 서정의 미학을 담은 시적 언어를 통해 긴장감을 이완시켜준 시다. 놀라운 이 경이로운 현상들을 전통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시인의 개성을 담은 목소리에 귀가 가고 가슴이 떨리는 것은 근원적인 질문아래 냉혹하면서도 시적인 이미지로 순화시킨 울림이 더 크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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