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제22회 수원연극축제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옛 서울대 농대)에서 ‘숲 속의 파티’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수원연극축제를 비롯, 지역 축제가 지향해야 할 바를 명백하게 보여줬다. 행사장인 도심 속의 숲 경기상상캠퍼스에는 연일 엄청난 인파가 몰려 밤늦게까지 공연을 즐겼다. 나이든 부모와 어린아이를 동반해 편안하게 돗자리에 앉은 가족과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나무에 기댄 연인, 삼삼오오 모여든 생기발랄한 청소년들… 초여름의 숲속 행사와 잘 어울렸다.
숲 속에는 별다른 무대를 설치하지 않은 자연 상태의 공연장을 비롯, ‘쌀의 독백’ 등 전시 작품을 곳곳에 마련해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또 푸드 트레일러와 푸드 트럭, 행사장 인근 서둔동 지역주민들이 마련한 먹거리 공간도 들어섰다. 교통이 불편한 서수원 호매실지구에서 온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셔틀버스도 준비했다. 주최 측의 배려가 돋보였다. ‘인간모빌’ 등 해외공식참가작 6개 작품, ‘불의 노래’ 등 국내 공식참가작 14개 작품, 수원연극한마당 등 시민프린지, 시민체험 프로그램 숲 속의 작은 무대 ‘나도 예술가’ 등 총 37개 작품, 89회 공연이 열린 다양하고 알찬 이 행사에 관람객들이 몰려든 것은 당연했다.
‘이유 있는 성공’이었다. 정확한 관람객 수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매일 2만 명 이상은 이곳을 찾았을 것이다. 서울대 농대가 이전한 뒤 조성된 경기상상캠퍼스 개장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녹음이 우거진 아름다운 숲과 어우러진 공연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숲에 어둠이 내리자 이곳저곳에 조명이 들어오고, 사람과 자연, 예술이 하나가 되어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처음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외진 곳에 있는 경기상상캠퍼스에 과연 관람객들이 얼마나 올까’하는 걱정이 지배적이었다. 이와 함께 화성행궁 광장 등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어우러지는 장소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명분도 설득력이 있었다. 예상되는 무더위와 미세먼지로 인해 장소를 이곳으로 옮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결과는 예상 밖으로 만족스러웠다. 축제의 전형을 보여줬다. 나무랄 데 없었다. 그야말로 ‘숲 속의 파티’였다. 관객들은 숲 속에서 어머니의 품에 든 듯 편안했고 행복했다. 한동안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행사’ ‘막대한 예산대비 성과 없는 행사’란 비난을 받았던 수원연극축제의 환골탈태가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