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과거 북한 진출을 추진했던 롯데그룹이 다시 한 번 대북 사업에 도전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4·27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점부터 남북 경제협력이 진전되는 상황에 대비해 대북 사업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롯데지주가 중심이 돼서 식품, 유통 등 계열사들과 대북사업 계획을 논의하고 있으며, ‘북방 태스크포스(TF)’(가칭)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대북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우선 제과, 음료 분야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사업뿐 아니라 국제기구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 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 현지에 초코파이 및 생수 공장 설립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북한 조선봉화총회사와 합작 방식으로 평양시에 공장을 조성하는 구체적인 사업안까지 나왔다. 이 과정에서 롯데제과는 1998년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받았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 등으로 인해 사업은 중단됐다.
하지만 롯데는 2008년 6월부터 2014년 말까지 초코파이를 개성공단에 납품하며 북한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당시 롯데가 납품한 초코파이 규모는 한 달 평균 2억∼3억원어치, 개성공단에 모두 123만 박스, 122억원어치를 납품했다.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초코파이 납품이 중단되고 북한과의 연결고리가 끊겼지만, 최근 남북 경협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롯데는 대북 사업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롯데는 대북 사업을 재추진할 경우 북한의 도로, 전기, 철도, 물류 등 인프라 상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북한에 공장 설립을 추진할 때 평양 이외의 지역을 전혀 검토하지 못했던 이유가 이런 인프라 여건이었기 때문에 이후 20여 년간 인프라 구축이 얼마나 더 개선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과거 대북 사업에 관심이 많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사업 논의가 중단됐다”며 “과거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준비해 먹거리 분야부터 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