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조종사의 헬멧까지 보일 정도로 전투기가 주택가 위를 낮게 지나갑니다”
화성시 병점동·진안동 일대 주민과 병점초등학교가 수원군공항(공군 제10전투비행단)의 전투기가 내는 소음이 최근 들어 부쩍 커졌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22일 오전 진안동 연립주택에서 만난 주민 김모(46·회사원)씨는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집 주변을 지나는 전투기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호소했다.
수원 군공항에서 이륙한 전투기가 병점사거리 주변에서 선회해 군공항 쪽으로 착륙하며 진안동 주택가 상공과 근접 비행하는 바람에 전투기 소음이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주간 비행뿐 아니라 야간에도 전투기가 기동하면서 마치 공사판 한가운데서 듣는 소음을 늘 달고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처럼 진안동 주택가 250여 가구가 주·야간 전투기 소음 때문에 TV 소리도 안 들리고, 대화도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보고 있다.
김씨가 휴대전화 앱으로 소음도를 측정해보니 80㏈이 나올 때가 많았고, 어떤 때는 최대 100㏈이 넘어서기도 했다.
수원군공항에 아무리 소음피해를 항의해도 개선되지 않아 조만간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5월에는 하도 시끄러워 옥상에 올라가 봤더니 빌딩 사이를 전투기가 지나가는 영화처럼 전투기가 주택가 위를 가깝게 날고 있어 깜짝 놀랐다. 조종사의 헬멧까지 보일 정도였다”고 어이없어 했다.
병점사거리 1번 국도 옆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주민들과 인근 병점초등학교도 심각한 소음피해를 호소한다.
병점초 관계자는 “전투기가 학교 본관 가운데 위를 지나가기 때문에 수업하다가도 전투기 소리가 나면 수업을 잠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상하게 오늘은 아침에 전투기가 하나도 안 보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원군공항 관계자는 “요즘 야간훈련을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음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유관기관을 통해 주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며 “주민 민원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