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여름 국어학자들에 의해 가장 오래된 이두체 백제시가라고 발표된 충남 부여군 능산리 유적 출토 백제목간이 시가가 아니라, 불교경전이나 글자를 익히기 위한 일종의 연습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이 목간 명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이두체 표현으로 거론되던 '白來'(백래)라는 구절은 '白事'(백사)의 오독임이 밝혀졌다.
일본의 한국고대사 연구자인 곤도 고이치(近藤浩一. 일본 도쿄대)씨는 최근 발간된 충남대 백제연구소 기관지인 「백제연구」 제39집에 기고한 '부여 능산리 나성(羅城) 축조 목간의 연구'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문에서 곤도씨는 능산리 출토 백제 목간류 중 '宿世結業 同生一處 是非相問 上拜白事'라는 묵글씨가 확인된 이 목간(길이 16.4㎝)은 "불교 경전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부문만을 뽑아 노래 문구처럼 만들어"서, "불교교양이나 문자지식의 습득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연습장 혹은 교과서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경전이나 시구를 적어 연습장으로 활용한 사례는 한국보다 훨씬 많은 목간이 출토된 일본에서 더러 확인되고 있다고 곤도씨는 덧붙였다.
한편 이 목간 문장이 이두체라는 주장 또한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국어학자들은 이 목간에 기록된 문장이 첫째, 한국식 한문 어순(語順)이며 둘째, 마지막 구절인 '上拜白來'의 '白來'가 우리말 '사뢰러 오다'에 해당하는 이두 표현 이라고 꼽으면서 이 목간이 이두체 최고의 백제시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두 가지 논거 중에서 '上拜白來'라는 판독 자체가 '上拜白事'(상배백사)의 잘못임이 확실히 밝혀졌다.
적외선 촬영 결과 드러난 이 목간의 마지막 문자는 '來'(래)라 아니라 '事'(사)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 볼 때 이 능산리 목간은 최고의 이두체 백제시가가 아니라 불교경전에서 각종 문구를 따다가 만든 글씨, 혹은 문장 연습용 순한문 목간일 가능성이 더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