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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블랙홀과 망원경

17세기 초 어느 날 네덜란드의 안경사 한스는 자신이 만든 렌즈 솜씨를 보기 위해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를 각각 한 개씩 들고 근처의 교회 탑을 쳐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두 개의 렌즈를 조금 떼어서 보았더니 탑이 놀랄 만큼 크게 보였던 것이다. 그는 이를 이용, 1608년 인류 최초의 망원경을 만들었다. 같은 시기 갈릴레오도 망원경 개발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물체의 3배, 다음에는 30배 이상의 크기로 확대하여 볼 수 있게 만들어 천체를 관측했다. 이 망원경을 통해 달 표면의 산맥, 태양의 흑점, 금성의 변화 등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160여 년이 지난 1771년 뉴턴이 거울을 사용한 반사 망원경을 만들었고 비슷한 시기 독일의 케플러는 대물렌즈와 접안렌즈 모두 볼록렌즈를 사용한 망원경을 만들어냈다. 광학혁명의 대명사로 획기적 발전을 거듭한 망원경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동 중인 망원경 중에서 가장 큰 망원경은 남유럽 연합에서 칠레에 건설한 ‘VLT’이다. VLT란 Very Large Telescope의 약자로 말 그대로 아주 큰 망원경이란 뜻이다. 8.2m 반사 망원경을 무려 4개를 연동시켜 놓은 엄청나게 크기여서 과거와 격제지감 그자체다.

거기에 지상이 아니라 우주에는 1990년에 발사된 허블 망원경도 있다. 구경은 2.4m지만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어두운 천체까지 관측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2009년 태양계 외부 생명체를 찾기 위해 출발한 케플러 망원경에 이어 2017년 테스 망원경, 2018년엔 제임스웹 망원경이 장도에 올라 우주의 비밀을 캐는데 기여 할 것으로 보인다.

엊그제 인간이 최초로 블랙홀의 모습을 촬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망원경 덕분이다. 블랙홀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있는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으며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그동안 한번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었다.

이번에 사용된 망원경은 전세계에 흩어진 8개의 전파망원경을 합친 EHT 즉 ‘사건지평선망원경’이라고 한다. 그리고 동원된 기술에는 한국도 일조 했다고 하니 뿌듯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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