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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붉은 카네이션

패랭이는 조선 시대에 역졸, 보부상 같은 신분이 낮은 사람이나 상제(喪制)가 쓰던 작은 갓을 지칭한다. 마치 패랭이꽃은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과 흡사 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패랭이 꽃은 이처럼 우리와 친숙한 산야에 많이 피는 토종 야생화다. 축원을 의미 한다고 해서 석죽화가 또 다른 이름이다. 중국 당나라에서 들여온 석죽화는 그 빛깔이 여럿이지만, 이 땅의 패랭이꽃은 붉은 색 한 가지뿐이다.

이같은 중국산 석죽을 미국이 개량해 꽃송이를 키우고 빛깔도 여러 가지로 만든 것이 카네이션이다. 그래서 패랭이꽃의 영어 이름도 카네이션이다. 하지만 토종 카네이션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부터 재배됐다. 학명은 ‘디안투스 카리오필루스(Dianthus caryophyllus)’. 디안투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안투스(꽃)’, 카리오필루스는 ‘카리온(향기)’과 ‘필루스(잎)’의 합성어다.

원산지는 남유럽과 서아시아지만 오늘날 쓰이는 건 자연종에 중국계 패랭이꽃을 교잡한 것이 대부분이다. 카네이션은 장미 국화 튤립과 함께 4대 절화, 즉, 꽃다발용 꽃으로로 꼽히고, 모나코와 온두라스의 국화(國花)다. 꽃말은 ‘모정’(빨간색), ‘열렬한 사랑’(분홍색), ‘어버이의 죽음을 슬퍼하다’(흰색) 등이다.

카네아션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면 더 귀하신 몸이 된다. 어버이날과의 인연은 미국의 애나 자비스가 1908년 버지니아 그래프톤에서 열린 어머니 추도식에 흰 카네이션 오백 송이를 보낸 데서 비롯됐다. 미국에선 1914년 윌슨 대통령에 의해 5월 둘째 일요일이 어머니날로 선포됐고, 국내에선 1956년 어머니날로 제정됐다 1973년 어버이날로 바뀌었다.

“한 해에 한 번씩/ 카네이션을 만들어 가슴에 달아드리고/ 어버이날이라 불러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 사주시는 부모님 앞에/ 꽃 한송이 부끄러운데/ 어떻게 그 마음 다 아셨을까/ 괜찮아, 알뜰히 자라니/ 모두가 기쁨인 것을.” ‘카네이션 한 송이’라는 동요다. 동심처럼 부모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을 전하는 오늘이 됐으면 좋겠다. 꽃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데 자주 뵙지 못했다면 안부 전화라도 해드리면 어떨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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