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7 (화)

  • 맑음동두천 22.6℃
  • 구름많음강릉 24.0℃
  • 맑음서울 23.0℃
  • 구름조금대전 23.9℃
  • 구름많음대구 25.0℃
  • 구름많음울산 22.3℃
  • 구름조금광주 24.0℃
  • 구름많음부산 22.5℃
  • 구름조금고창 21.7℃
  • 구름많음제주 21.5℃
  • 맑음강화 20.7℃
  • 맑음보은 20.8℃
  • 구름조금금산 22.2℃
  • 구름많음강진군 23.1℃
  • 흐림경주시 23.6℃
  • 구름많음거제 22.4℃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이란 문제, 남의 문제만은 아니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해당 작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에 대한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위적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런 미국 측의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다. 미국에 대한 실제 테러 위협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외부적 위협의 강조가 미국 국내정치적으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 역시 중요하다. 탄핵 과정에 있는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외부의 위기를 적절히 이용해, 위기 탈출의 국면을 만들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차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들의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외부적 위기가 존재할 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급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갤럽 기준으로 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은 적이 세 번밖에 없는데, 그 세 번 모두 외부적 위기와 관련 깊다. 즉, 쿠바 미사일 위기, 걸프전 그리고 9.11 테러 때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어섰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이런 외부적 위협 요인을 강조함으로서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이 북한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무력 사용이 북한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 우리의 입장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란에 대한 실제적 무력 사용이 북한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역시도 그런 효과를 고려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미국의 의도대로 과연 그런 공포심을 가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북한 역시도 공포심은 가질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을 다른 각도에서 이용하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북한은 공포심을 갖지만, 오히려 이 사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무력을 사용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첫 번째 측면부터 보자.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후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프랑스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이 사건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낸 국가는 이스라엘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 여론은 미국에 호의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바로 이런 점이 북한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 국제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자신들에 대한 무력 사용까지 감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미국이 두 나라를 상대로 무력 행위를 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이렇다. 미국은 두 가지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을지 미지수인 것만은 확실하다. 미국은 3천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추가로 파병했는데, 과연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또 다른 무력적 강수를 사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북한은 이란 사태로 인해 오히려 “안심하고” 추가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기술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도발을 앞당겨 강행할 수 있다. 만일 북한이 이런 상황을 조성할 경우, 미국이 이란 문제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도 있다.

하지만 어찌되던, 한반도의 위기지수가 올라갈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로서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를 북한이 조성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만일 북한이 도발을 하고 미국이 이에 무력 대응을 한다면, 아마도 미국은 이란 사태와 북한이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즉,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북한이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 많은데, 이 점을 들어 이란과 북한을 한 데 묶어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 상황에 대한 자의적 해석은 자신들을 파멸로 몰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